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28일(현지시간) 카이로 수에즈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나흘째 이어져 8명이 사망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해외도피설까지 퍼져 혼란이 가중됐다.

시위대는 이날 정오 금요 기도회를 마친 직후 30년간 집권한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카이로에 있는 대통령 관저까지 진출했다.

수천명의 시위대는 카이로의 사원인 알 아즈하르 모스크 앞에 모여 거리를 행진했으며 사복 경찰들은 시위대가 시내 중심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경찰은 시위가 확산될 것을 우려, 카이로 주요 지역과 외곽에 대규모 경비병력을 배치했다.

일부 시위대는 집권여당인 국민민주당(NPD) 사무실 진입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의 충돌이 빚어져 시위대 1명이 추가로 숨졌다.

이날 시위에는 지난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귀국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등도 참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정부는 엘바라데이를 가택연금하겠다고 발표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