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에도 내림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S&P는 전일 일본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다. 일본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 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며, 신용등급 AA-는 중국과 대만, 쿠웨이트 등과 같은 수준이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원달러 환율은 역외환율의 내림세를 반영, 추가 하락 시도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 연구원은 "전일 일본의 신용등급 조정으로 대부분의 위험거래 통화들이 빠르게 약세로 돌아섰지만,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는 눈에 띄는 약세 압력을 받지는 않았다"며 "이는 일본 국채의 95%를 내국인이 보유하고 있으며, 가계 금융자산이 국가채무를 크게 웃도는 등 부채 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낮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급격히 확산되지 않는다면, 엔·원 쇼트크로스 거래 유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원달러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겠지만, 외환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과 최근의 잦은 반등 경험으로 1110원 부근 '하방경직성'이 상당한 듯하다"며 "방향성 역시 뚜렷하지는 않은 가운데 1110원대 초반에서 제한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밤 국제 외환시장에서 일본의 신용등급 조정 여파로 엔달러 환율은 장중 83엔을 웃돌았다가 82엔대 초반을 회복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미국의 경기지표 부진에 장중 1.37달러대 중반까지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 초중반에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은 재정적자에도 워낙 오랫동안 저금리를 유지, 국가 펀딩 능력에 대한 큰 우려는 없는 상황이다"며 "다만 최근 일본 국채를 소화하던 자국 개인 투자자들의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등 중장기적으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이어 그는 "엔달러 환율이 연초 들어 80엔대 초반에서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소식으로 120일 이평선(83.1엔)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장에서는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일단 중장기적인 이슈로 판단, 그간의 랠리 움직임을 이어가는 듯하다"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 원달러 환율도 1110원 하향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외환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심리와 꾸준한 결제 수요 등이 1110원 부근에서 지지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증시 변동에 주목하며 1110원대 초중반을 중심으로 오르내릴 듯하다"고 언급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의 거래 범위로 △우리선물 1110~1118원 △삼성선물 1109~1117원△신한은행 1107~1117원 등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