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나흘째 하락 마감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원 내린 1114.4원에 장을 끝냈다. 이날 환율은 전반적인 하락 분위기 속에 1110원 부근 '하방경직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밤사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 2차 양적완화(유동성 공급)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미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내고 미 국채는 떨어졌다. 반면 뉴욕증시는 상승했다.

금융시장전문가들은 이번 연준 FOMC의 결정이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유동성 축소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앴다고 평했다.

전일종가보다 1원 오른 1117원 출발한 환율은 이내 내림세로 돌아서며 1114~1115원 사이에서 움찔거렸다.

미 달러화 약세에 유로달러 환율은 1.37달러대를 넘나드는 강세를 이어가며, 원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국내 증시도 강세를 유지하며 환율 하락 요인을 작용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경상수지가 282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역대 네 번째로 많았다는 점도 원달러 환율을 아래쪽으로 향하게 했다.

환율은 그러나 추가적인 하락을 보일만한 재료들에도 장중 낙폭을 크게 늘리지 못했다. 1110원 초중반 거래 수준에서는 네고물량과 쇼트플레이(달러 매도)보다 결제수요와 저가 매수세가 꾸준했다.

외환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심리도 하단을 경직시키는 데 일조했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추정하기도 했다.

1113.4원까지 저점을 낮췄던 환율은 장 막판 살짝 튀어오르면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113.4~1117원 사이에서 거래됐으며 일중 변동폭은 3.6원에 그쳤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유로화와 국내외 증시,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 등에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갔다"며 "그러나 1110원 부근 '하방경직성'을 해소할 만한 '결정적' 모멘텀(계기)이 없는 가운데 현 거래 수준을 한동안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55포인트(0.22%) 오른 2115.01을 기록, 외국인은 35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 6분 현재 1.3708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82.17엔에 거래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