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로부터 대규모로 자금을 위탁받아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등에 대한 기획조사가 올해 대폭 강화된다. 최근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자문형 랩어카운트에 대한 미스터리 쇼핑(영업현장 암행감시)도 시행된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011년 업무 설명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11년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 감독방향'을 발표했다.

◆기관투자가의 불공정거래 감시 강화

금감원은 올해 기관투자가들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키로 했다. 특히 국민연금 등에서 위탁받아 대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의 펀드매니저들이 공모해 펀드보유종목의 시세를 조종하는 사례 등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금감원은 불공정거래의 개연성이 있는 거래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기획조사에도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 등을 이용한 시세조종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자산운용사에 이상매매 감시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고 내부통제 시스템 운용실태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인터넷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종목에 대한 루머를 흘리고 고가에 이를 매각하는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도 기획조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메신저나 인터넷카페 등을 이용한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감시도 촘촘해진다.

또 한계기업이 상장폐지를 모면하기 위해 행한 부정거래행위도 중점 감시대상이다. 이와 관련,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급등하는 테마종목에 대한 시장감시와 기획조사가 강화된다. 외국인의 매매동향도 중점 감시대상이다. 주가나 금리 환율 등에 대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조치다.

◆자문형 랩도 '미스터리 쇼핑'

펀드에 집중돼 있는 미스터리 쇼핑을 자문형 랩에 대해서도 확대,시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5000억원 미만이던 자문형 랩 시장규모가 1년 새 10배가 넘는 5조원대로 불어나면서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금감원은 자문형 랩과 파생결합증권 등 쏠림현상이 있거나 투자위험이 높은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미스터리 쇼핑을 시행할 계획이다.

투자자에 대한 정보제공도 강화한다. 파생결합 증권에 대해서는 기초자산,투자 위험요소,가격정보 등에 대한 공시를 지금보다 크게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펀드위험등급 제도를 활성화해 투자자들이 펀드에 가입할 때 판단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투자회사나 소속 임직원이 중징계를 받을 경우 해당 회사의 실명을 공개하기로 했다.

김건섭 금감원 금융투자서비스국장은 "금융투자회사가 기관 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거나 소속 직원이 견책 이상,임원이 주의적 경고 이상을 받게 되면 해당 회사의 실명을 금감원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