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각국 중앙은행들은 이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4일 경고했다.

트리셰 총재는 이번주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연례포럼을 앞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회견에서 식량과 석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인플레 압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리셰 총재는 또 각국의 중앙은행 총재들에게 에너지 및 식량가격 상승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는 확산되고 있다.

중국이나 브라질처럼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는 신흥국의 경우 자국 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가중되는 상황이며 이들의 상품수요 증가로 인해 전세계 상품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높은 실업률과 여유있는 생산능력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현되지 않고 있지만 중국의 인플레율은 5%에 달하고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9.8%나 돼 향후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트리셰 총재는 지적했다.

브라질의 경우 물가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현재 전세계 경제회복은 초기단계지만 앞으로 회복속도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석탄과 철강가격 상승은 전세계적으로 원자재값 상승을 자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AK스틸과 중국의 바오스틸, 한국의 포스코 등 세계적인 철강생산업체들은 지난 수주 동안 지속적으로 철강 가격을 인상해왔다.

세계의 카본스틸 가격은 지난해 t당 평균 733달러였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1천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리셰 총재는 "요즘처럼 상품가격 상승으로 인해 인플레 위협이 있는 시기에는 모든 중앙은행들이 국내 가격 상승이 2차 효과를 가져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2.2%를 기록, 전월의 1.9%에서 상승했다.

이는 ECB의 물가상승 목표 2%를 2년만에 처음 넘는 것이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앞으로 2개월 내에 물가상승률이 2.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그리스나 아일랜드와 같이 경제위기를 겪는 나라들은 긴축정책을 펼 경우 실업률이 높아지는 등 국민들이 받는 고통이 심해질 위험에 처해있다.

하지만 트리셰 총재는 이런 나라들을 특별히 감안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모든 유로존 회원국들은 인플레 전망에 큰 지분을 갖고 있다"며 일축했다.

이와 관련, 이코노미스트들은 이자율이 올라갈 경우 이처럼 위기에 처한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더 심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sat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