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는 서민車' 편견 없애···안전·편의사양 두루 장착
만만하게 볼 경차가 아니다. 기아자동차 신형 모닝이 7년 만에 새 옷을 갈아입었다. 대한민국 경차 대표주자가 '야무지고 럭셔리한' 유럽형 스마트 경차로 변신했다.
신형 모닝은 2004년 배기량 1000cc 경차로 탄생한 1세대에 이어 2세대로 진화했다. 전면부의 외관 디자인은 마치 영국 애스턴 마틴의 고급 경차인 '시그넷'을 얼핏 닮은 듯하다.
결론적으로 스포티한 경차의 국내 등장으로 표현될 수 있을 것같다. 호랑이 얼굴의 기아차 패밀리룩을 이어간 라디에이터 그릴 뿐만 아니라 헤드램프에서 리어램프로 이어지는 라인은 날렵하고 엣지 있게 바뀌었다. 차체 지붕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설계는 구형에 비해 스포티한 멋을 강조했다.
신형 모닝의 첫 인상은 이렇듯 맵시가 넘친다. 기존 모닝의 밋밋한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다. 24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발표회를 갖고 공개된 신형 모닝은 기존 경차의 이미지를 180도 뒤집는다.
경차는 안전성이 많이 떨어지고 운전자의 편의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일반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신형 모닝은 이 같은 기존 경차에 대한 관념을 대번 사라지게 한다.
우선 안전성을 보면 이렇다. 차체 자세와 조향 안정성을 동시에 잡아주는 VSM 장치가 동급 차량 중 처음 들어갔다.사이드&커튼 에어백을 포함 6개 에어백이 전 모델에 장착됐다.
여기에 국산 중형 승용차에 옵션으로 제공되는 편의 사양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스티어링 휠 리모컨과 발열핸들, 열선시트, 버튼시동 스마트키, 후방주차장치, 음성인식 DMB 내비게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1495만원 최고급(럭셔리) 풀옵션 시승
여성 운전자 1130만~1180만원 디럭스 추천
제주 서귀포 일대에서 신형 모닝을 직접 몰았다. 시승차는 럭셔리 트림(등급) 풀옵션.
시트에 앉아 버튼시동 스마트키로 시동을 걸었다. 경차에 까지 스마트키가 달렸다는 게 눈길을 끈다. 가속 페달을 서서히 밟고 서귀포 일대 해안도로를 달렸다.
초반 가속 성능을 위해 엑셀을 힘껏 밟자 엔진회전수(RPM)가 6000 영역대를 넘어섰다.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차가 상당히 무겁게 반응한다. 이 때 배기량 1.0리터 카파 엔진은 소음이 다소 거칠다. 경차는 역시 경차다.
차량 이동이 드문 시점을 이용해 120km 이상 가속도를 냈다. 차체의 흔들림이 감지된다. 최고 속도를 140km 이상으로 올렸다.차가 다소 버겁게 반응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상황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1세대 구형 모닝과 비교할 경우 '퍼포먼스'는 훨씬 더 유연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형 모닝은 고속도로 보다는 시내 도심 주행에 적합한 차로 꼽힌다. 때문에 고속 주행이 필요치 않는 시내 도로에서 타기엔 전혀 불편함이 없다는 분석이다. 2세대 모닝은 20~30대 여성 운전자를 타깃으로 한다. 이는 실내 인테리어는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감성적 스펙을 채택한 것에서 쉽사리 감지된다.
운전석 위의 선바이저 거울은 작은 원 모양의 LED 조명이 장착돼 있다. 뚜껑을 열면 자동으로 불이 켜진다. 야간 운전을 할 때 여성 운전자들이 메이크업을 하는 유용한 장치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국산 경차 수준이 굉장히 업그레이드 됐다.이번 신형 모닝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아진 한국 소비자의 눈 높이에 맞추어 옵션을 고급화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강조했다.
신형 모닝은 서민차란 개념보단 세컨드카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편의사양이 그만큼 늘었고 가격 또만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자동변속기를 단 최저(스마트) 등급은 1005만원이나 최고급(럭셔리) 풀옵션 가격은 1495만원에 이른다. 선택은 구매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굳이 여러 편의사양이 필요 없는 소비자라면 중간사양인 디럭스 1130만~1180만원대가 적절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얘기다.
서귀포(제주)=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