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당수직 사퇴. 야당 조기총선 요구

재정위기로 인해 유럽연합 등으로부터 85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게 된 아일랜드의 정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아일랜드는 구제금융 협상이 끝난 뒤 긴축조치 내용을 담은 법안 등을 시급히 처리해야 할 입장이지만 연립 정부를 이끄는 브라이언 카우언 총리의 사퇴 및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일랜드 공화당(Fianna Fail)은 녹색당, 무소속과 합해 간신히 과반의석을 확보해 연립정부를 운영해오고 있다.

카우언 총리는 구제금융 협상이후 당의 지지도가 10%대 초반으로 급락하고 당내 라이벌이자 일부 각료가 당수직 사퇴를 요구하자 비밀 투표를 전격 제안해 재신임을 받아 다시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듯했다.

그는 이어 긴축 법안을 통과시킨 뒤 의회를 해산하고 3월 11일 총선을 실시하겠다면서 그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지난 20일 발표했다.

그러나 당수 사임 요구와 불안이 이어지자 카우언 총리는 22일 당수직에서 물러나면서도 총선 전까지 총리직을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야당은 23일 즉각적으로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실시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카우언 총리에 대해 오는 25일 불신임 투표를 실시키로 했다.

야당인 노동당과 통일아일랜드당(Fine Gael)은 카우언이 더이상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서 조기 총선 실시를 압박하고 있다.

야당은 총리가 의회를 즉각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면 불신임 투표를 저지하고 긴축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총리에게 전달해 놓은 상태다.

아일랜드 하원 의석은 모두 166석으로 현재 의석 수는 공화당 71석, 통일아일랜드당(Fine Gael) 51석, 노동당 20석, 녹색당 6석 등이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일단 연립정부가 과반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총리 불신임 투표를 저지할 수 있는 여력은 되지만 연정 소수파인 녹색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선택에 따라 불신임 동의안의 향배가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당수 경쟁에는 마이클 마틴 전 외교장관, 브라이언 레니헌 재무장관 등 4명이 뛰어들었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