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산업의 성장 전망은 밝다. 인구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지출 증가로 경기변화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의료기기 산업 전문 조사기관인 에스피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102억달러(231조원)로 올해부터 2013년까지 연 평균 6.4%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융합이 대세

최근 증시에서 각광받고 있는 의료기기주는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의 컨버전스(융합)를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종목들이다. 바텍(치과용 X레이) 뷰웍스(의료용 영상진단기기) 휴비츠(안광학 의료기기) 인포피아(혈당 측정 바이오센서) 나노엔텍(차세대 진단의료기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규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 의료기기 회사들은 반도체 전자계측 등 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1'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높은 기술력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저평가된 상태란 의견이 많다. 대우증권은 존슨앤드존슨 GE 지멘스 등 전 세계 빅3 의료기기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이 2011년에 11.7배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 회사가 커버하고 있는 바이오스페이스 나노엔텍 바텍 등 6개 의료기기주의 PER은 2011년에 7.5배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의료기기 종목은 작년 말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종가로 휴비츠와 바텍은 작년 11월 말 대비 각각 39.83%와 24.00% 급등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7.28%)을 크게 웃돌았다.

◆대기업 참여와 정부정책이 변수

전문가들은 삼성 SK 등 대기업들의 잇단 의료기기 시장 진출과 정부의 의료 및 보건정책 방향이 의료기기 주가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기업의 시장 참여는 '파이'를 키우고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다만 대기업이 수직계열화로 시장 진출 확대에 나서면 자본력이 부족한 중견기업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정책도 중요한 변수다. 강태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정책연구실장은 "현행 의료법상 원격의료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은 불법"이라며 "이 분야에서 과감한 규제개혁이 이뤄져야 관련 종목의 주가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