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27일 뉴욕 크리스티 및 소더비 경매에서 르네상스 시대 유명 화가 티치아노를 비롯해 루벤스,크라나흐 등의 유명작이 대거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신년 미국의 대형 경매는 세계 미술경매 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활황을 이어갈지 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23일 "뉴욕에서 열리는 크리스티와 소더비 경매는 글로벌 미술계의 향방을 가늠할 주요 행사가 될 전망"이라며 "이번 경매의 '별 중의 별'은 베첼리오 티치아노의 '성모자와 성스러운 대화'가 될 듯하다"고 보도했다. 27일 소더비 경매에 나오는 16세기 르네상스 시대 거장 티치아노의 1560년 작 '성녀 카타리나 및 누가와 얘기하는 성모자화(聖母子畵)'는 12.7×16.9㎝ 크기의 소품이지만 추정가는 1500만~2000만달러(168억~224억원)에 이른다.

화가의 명성이 절정에 달했던 70대 때 그린 것으로 "생기 넘치는 상세한 세부 묘사와 아기 예수의 부드러운 손발과 성모의 섬세한 손길을 그린 붓터치에서 고귀한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게 '성모자화'에 대한 FAZ의 평이다.

이번 소더비 경매에는 또 나폴레옹의 동생이었던 뤼시앵 보나파르트 소장품이기도 했던 17세기 네덜란드 델프트 출신 화가 빌렘 반 데르 빌레의 미스터리 알레고리화(諷諭畵)가 추정가 120만~180만달러에 매물로 나왔다. 이 작품들은 쾰른의 유명 고미술상 하인츠 키스터스가 남긴 소장품 중 일부다.

이와 함께 1998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70만달러에 거래됐던 루벤스의 유화 스케치 '사도 바울의 순교'가 추정가 150만~200만달러에 소더비 경매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루카스 크라나흐의 1541년 작 '젊은 귀족의 초상'은 약 400만달러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크리스티 경매에선 17세기 이탈리아 화가인 루카 칼레바리스가 그린 파스텔톤의 '베네치아 풍경'이 추정가 350만~450만달러에 매물로 나왔다. 크리스티 뉴욕 경매엔 스페인 화가인 호아킨 소롤라 이 바스티다의 1610년 작 정물화 등 다양한 시대의 작품이 나온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