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화 1세대 이젠 50代…울산이 늙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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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도시 활력 잃어가나
현대重 올 정년퇴직 1000명…현대차 최근 정규직 신입 안 뽑아
베이비부머 20%…전국 최다
현대重 올 정년퇴직 1000명…현대차 최근 정규직 신입 안 뽑아
베이비부머 20%…전국 최다
작년 말 울산의 현대중공업에서 정년퇴직한 최은섭씨(59).퇴직금으로 울산 북구에 아기용품 전문점을 열려다가 포기했다. 17만5000여명의 주민이 사는 곳에 산부인과가 6개에 불과하다는 것을 안 뒤였다. 최씨는 "10년 전만 해도 젊은 근로자들로 활력이 넘쳤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공업도시 울산이 급격히 늙어가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업 발달로 일자리가 많아 지난 30~40년간 젊은층이 대거 유입됐던 울산은 최근 출산율 저하와 정년퇴직자 증가로 인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26년에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5.5%를 차지,전국 평균(20.8%)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공업화 1세대'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가 정년퇴직 시기를 맞으면서 산업현장의 고령화도 심각하다. 울산의 베이비붐 세대(2008년 기준)는 전체 인구의 19.7%(전국 평균 14.6%)로 전국 16개 시 · 도 중 가장 많다.
◆근로자 평균연령 40대 중반
울산의 주요 산업현장인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해 말 역대 최다인 950명이 정년퇴직했다. 2007년부터 해마다 600명 안팎이 정년을 맞았지만 지난해엔 900명을 넘어섰고 올해에는 연간 1000명을 웃돌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정년퇴직자도 지난해 229명으로 처음 200명 선을 넘어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2003년 38세였던 근로자 평균 연령이 현재 43세로 8년 새 5세 많아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울산에서만 이르면 5년 안에 연간 1만명 규모의 대규모 퇴직 사태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사 쟁점도 고령화 대책에 모아진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 단체협상을 앞두고 '전 공장의 정규직 신규인원 충원'과 '고령화 노사공동연구팀 구성' 문제 등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했다. 2004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간 정규직 신입사원을 거의 뽑지 않아 고령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외환위기 때 해고된 근로자들의 대규모 복직,공장 자동화(모듈화)에 대응한 구조조정 지연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학생 수도 크게 줄어
현대중공업,현대차,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많이 사는 울산 북구는 2003년만 해도 주민 평균 연령이 29.2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꼽혔다. 하지만 2009년에는 평균 31.76세로 많아졌다.
울산 전체의 고령화 수준은 더 심각하다. 부산울산지방통계청과 경남지방통계청이 통합돼 출범한 동남지방통계청은 '2010년 고령자 통계자료'를 통해 지난해 울산 총인구(109만4000명) 중 65세 이상의 비중이 6.9%(7만6000명)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올해는 이 비율이 7.3%(8만명)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2020년 13.3%(14만9000명),2021년 14.3%(16만명),2026년 25.5%(28만9000명)로 예상했다.
울산의 고령자 인구는 1980년만 해도 2.9%(1만6000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6.9%로 30년 새 4%포인트 늘었지만 전국 평균(10.9%)에 비해서는 여전히 적은 편이다.
하지만 통계청 전망대로라면 올해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7.0%포인트,2021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11.2%포인트 증가할 정도로 고령인구가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젊은층 유입이 줄면서 출산율 역시 저조해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10년 만에 12.8명이나 줄었다.
장병익 울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울산의 산업화 주력부대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며 "울산경제는 물론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공업도시 울산이 급격히 늙어가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업 발달로 일자리가 많아 지난 30~40년간 젊은층이 대거 유입됐던 울산은 최근 출산율 저하와 정년퇴직자 증가로 인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26년에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5.5%를 차지,전국 평균(20.8%)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공업화 1세대'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가 정년퇴직 시기를 맞으면서 산업현장의 고령화도 심각하다. 울산의 베이비붐 세대(2008년 기준)는 전체 인구의 19.7%(전국 평균 14.6%)로 전국 16개 시 · 도 중 가장 많다.
◆근로자 평균연령 40대 중반
울산의 주요 산업현장인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해 말 역대 최다인 950명이 정년퇴직했다. 2007년부터 해마다 600명 안팎이 정년을 맞았지만 지난해엔 900명을 넘어섰고 올해에는 연간 1000명을 웃돌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정년퇴직자도 지난해 229명으로 처음 200명 선을 넘어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2003년 38세였던 근로자 평균 연령이 현재 43세로 8년 새 5세 많아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울산에서만 이르면 5년 안에 연간 1만명 규모의 대규모 퇴직 사태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사 쟁점도 고령화 대책에 모아진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 단체협상을 앞두고 '전 공장의 정규직 신규인원 충원'과 '고령화 노사공동연구팀 구성' 문제 등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했다. 2004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간 정규직 신입사원을 거의 뽑지 않아 고령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외환위기 때 해고된 근로자들의 대규모 복직,공장 자동화(모듈화)에 대응한 구조조정 지연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학생 수도 크게 줄어
현대중공업,현대차,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많이 사는 울산 북구는 2003년만 해도 주민 평균 연령이 29.2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꼽혔다. 하지만 2009년에는 평균 31.76세로 많아졌다.
울산 전체의 고령화 수준은 더 심각하다. 부산울산지방통계청과 경남지방통계청이 통합돼 출범한 동남지방통계청은 '2010년 고령자 통계자료'를 통해 지난해 울산 총인구(109만4000명) 중 65세 이상의 비중이 6.9%(7만6000명)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올해는 이 비율이 7.3%(8만명)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2020년 13.3%(14만9000명),2021년 14.3%(16만명),2026년 25.5%(28만9000명)로 예상했다.
울산의 고령자 인구는 1980년만 해도 2.9%(1만6000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6.9%로 30년 새 4%포인트 늘었지만 전국 평균(10.9%)에 비해서는 여전히 적은 편이다.
하지만 통계청 전망대로라면 올해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7.0%포인트,2021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11.2%포인트 증가할 정도로 고령인구가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젊은층 유입이 줄면서 출산율 역시 저조해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10년 만에 12.8명이나 줄었다.
장병익 울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울산의 산업화 주력부대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며 "울산경제는 물론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