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채널 2.2억TV '듣보' 체험 해보니···
음향의 압박이 온 몸을 휘감아 영화 몰입도 높여
마치 영화 속에 와 있는 듯한 느낌 전달해


값이 제법 비싸다는 프리미엄급 TV 가격은 500만~600만원대다. 그렇다면 2억원짜리 TV로 영화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판매 가격이 2억2000만원에 달하는 덴마크 명품TV 브랜드 '뱅앤올룹슨'의 초호화 제품이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그 주인공은 7.1채널 TV '베오비전(BeoVision) 4-103' 모델. 지난 19일 저녁 이 제품을 체험해 보기 위해 뱅앤올룹슨 압구정 본점을 찾아 영화 '트랜스포머'를 감상해봤다.

일단 TV 사이즈부터 소비자를 압도한다. 자그마치 103인치다. 가까이 다가서면 그 높이가 대한민국 성인 남성의 평균 키를 훌쩍 넘긴다. 알루미늄 소재가 반짝이는 TV 색상과 주변의 갈색 인테리어는 순간 북유럽에 온 듯한 분위기마저 연출했다.

먼저 리모콘으로 TV 전원을 켜자 커튼이 점차 창을 가렸고 조명이 어두워졌다. 이윽고 TV는 거치대 안쪽에서 위로 서서히 올라왔다. 그런 다음에는 1970년대 TV처럼 양 옆으로 어둠이 걷히며 화면이 켜졌다. 리모콘 조작 한 번으로 이 모든 것이 실행됐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흥행작인 트랜스포머의 액션 장면은 다시 봐도 흥미진진하다. 영화 속 자동차의 굉음은 7.1채널 스피커를 통해 사방에서 들려왔다. 이때 음향이 만드는 진동이 느껴졌다. 앉은 자리가 떨릴 정도다. 왼쪽과 오른쪽 귀를 강하게 두들기는 음향 시스템은 감상자의 온 몸을 휘감아 순식간에 영화 속으로 몰입시킨다.

특히 거대한 로봇이 뛰는 큰 소리부터 사람이 속삭이는 작은 소리까지도 생생히 재현됐다. TV에서 5m 가량 떨어져 각도를 달리해 아무 곳에나 앉아서 들어도 음향이 다르지 않았다. 6대 가량의 스피커가 TV 양 옆과 거실 곳곳에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매장 관계자는 이와 관련 "스피커가 음향을 180도 수평으로 분산시켜 어느 공간에서나 일관된 음질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TV 해상도는 타사 제품보다 특별히 뛰어난 점은 없다. 일반적인 PDP 홈시어터 수준이다. 오히려 음향에 압도 당해 해상도는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고 영화에 몰입된다.

회사 관계자는 "화려한 영상보다는 영화를 오래 감상할 수 있게 눈의 피로도를 줄이도록 설계한 화면"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감상하던 회사원 조유진씨(27)는 "음향이 사방에서 들리고 대형 영상에 집중돼 로봇이 바로 앞에서 움직이는 것 같다"며 "마치 영화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체험 소감을 밝혔다.

리모콘 조작만으로 TV 각도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누워서 보거나 TV 정면이 아닌 외곽에서 시청해도 리모콘 조작 한 번이면 260kg에 달하는 대형 TV의 각도를 아래로 내리거나 좌우로 조종할 수 있다.

영화가 끝나고 TV를 껐다. 켜질 때와 반대로 양 옆에서 검은 커튼이 닫히 듯 화면이 어두워졌다. 또 로봇이 자동차로 변신하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모니터 부분은 다시 거치대 안쪽으로 내려갔다.

뱅앤올룹슨 한국 본점은 국내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이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한 없이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초 국내 수입된 총 3대 제품 중 이미 1대는 팔렸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