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작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0.3%를 기록,3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로 복귀했다. 당초 9%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해 4분기 증가율은 9.8%로 전 분기(9.6%)보다 소폭 높아졌고,1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4.6%로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일 중국의 작년 GDP가 전년보다 1.2%포인트 높은 10.3%를 기록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수출은 1조5779억달러,수입은 1조3948억달러로 각각 31.3%와 38.7% 증가했다. 무역흑자는 6.4% 줄어든 1831억달러로 집계됐다. 12월 소비증가율은 19.1%로 작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9%대에 올라섰다.

전문가들의 지난해 4분기 GDP 증가율 평균 전망치는 9.2% 정도였으나 실제론 9.8%로 더 높았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6개월 연속 오름세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28개월 만의 최고치였던 전월(5.1%)보다 0.5%포인트 떨어진 4.6%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일부의 경착륙 우려에도 일단 '순항'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긴축 강화 및 조기 금리 인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주목되는 소비증가

"표면적으로 보면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고 인플레이션 걱정도 덜게 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긴축 걱정이 커졌다"(주희곤 우리증권 베이징리서치센터장)는 평이다. △성장률이 예상보다 너무 높아 과열을 걱정할 상황인 데다 △올 들어서는 유동성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유례 없는 한파로 식품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중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내수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구입 시 취득세 감면 등의 정책이 올 들어 폐지되긴 했지만 내수시장 부양은 중국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과제였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12월 소비증가율이 19.1%를 기록해 10개월 만에 19% 선에 올라섰다는 게 관심을 끈다.

지난해 1~2월(2개월간 평균 상승률 22%) 소비증가율이 일시적으로 높긴 했지만 그때는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2009년 초와의 비교치였기 때문에 특별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난달 소비증가율은 사실상 3년 만에 처음으로 19%에 달한 셈이다.

중국 정부는 가처분 소득증가를 통한 소비 확대를 적극 밀어붙이고 있다. 최저임금을 20% 올린 지 6개월 만에 베이징시가 다시 21% 상향 조정키로 하는 등 광둥성 장쑤성 등에서 연달아 최저 임금을 올리고 있다.

◆안심할 수 없는 유동성 리스크

물가가 한풀 꺾이면서 당장 눈앞에 닥친 인플레 우려는 한시름 덜게 됐다. 그러나 완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해 12월 M2 증가율이 19.7%로 4개월 연속 높아졌다.

올해는 12차 5개년계획(2011~2015년)이 시작되는 첫 해로 자금 수요가 많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각 지방정부도 경쟁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리는 등 시중에 돈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식품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금리인상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다. 한편 중국의 GDP가 연간 기준으로는 처음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