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19일(미국시간) 백악관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경제협력 방안, 북한 및 이란 핵 등 안보문제, 중국의 인권문제 등에 관해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은 상호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긍정적이고 건설적이며 포괄적인' 양국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협력은 양국은 물론 세계에도 좋은 일로, 중국의 평화로운 부상은 미국에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고, 후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공동의 이해관계를 확대하고, 점증하는 공동의 책무를 나눠갖기로 하는 등 양자관계에서 중요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또 국제 안보분야의 최대관심사인 한반도 문제와 관련, 북한의 비핵화가 최대 목표이며, 북한이 추가도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양국의 정상은 대(對)이란 제재의 전면적인 이행이 필요하다는데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덴마크 코펜하겐과 멕시코 칸쿤 기후변화회의에서 구축된 진전을 토대로 기후변화문제에 대응해 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설치 및 풍력,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서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또 두 정상은 미국의 대중국 무역을 450억달러 늘리고, 미국내에 23만5천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수출 패키지에도 합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에 대해서는 "긴장이 줄어들고 경제적 유대가 형성되고 있는 점을 환영한다"면서 "이런 진전이 계속되길 바라며, 지금까지 3차례의 미.중 커뮈니케와 대만관계법에 따라 '하나의 중국' 정책에는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양국간 군사교류를 심화하는 동시에 양국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인적교류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미셸 오바마 여사는 앞으로 중국에서 유학하는 미국의 학생 수를 10만 명으로 늘리는 노력을 주도해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두 정상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문제, 인권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중 양국간 교역의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시장에 의해 좀더 평가절상되는 쪽으로 조정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보여준 신축적인 자세를 환영하지만, 중국 정부는 최근에도 2천억달러를 쏟아붓는 등 환율시장에 매우 강압적으로 개입해 왔으며, 이는 위안화가 여전히 평가절하된 상태임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위안화의 가치가 높아지면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높아져 내수가 확대되고, 결국 중국인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윈윈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어느 국가도 불공정한 경제적 이점을 가져서는 안 되기 때문에 우리는 위안화의 가치가 시장에 의해 움직여지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인권문제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에게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중국 정부의 대표들이 만나 그들의 종교 유지 및 문화적 정체성 문제에 관해 대화를 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인권의 보편성을 존중하지만, 나라마다 처한 사정이 다르다는 점도 참작해야 한다"며 "중국 내에서 인권과 관련해 해야할 일이 많지만, 중국은엄청난 인구를 지닌 개발도상국으로 경제와 사회적 발전에 여전히 많은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적한대로 인권문제에 관해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이견이 있지만, 상호 존중과 내정불간섭이라는 토대 위에서 미국과 인권대화를 해나갈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