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인권문제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권문제를 직접 언급했고 후 주석은 서로의 발전 방식을 상호 존중할 것을 강조하며 응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덩샤오핑이 1979년 미국을 방문해 미 · 중관계 정상화와 발전을 강조했다"며 "양국이 처음 교류를 시작할 때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지난 30년간 양국의 교류는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회담이 새로운 30년을 위한 기초를 쌓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더 강하고 번영되고 성공한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부상이 양국의 이익에 부합할 뿐 아니라 세계의 안정에도 기여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과학자나 학생 등 민간부문에서 교류가 활발해 양국 관계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며 양국 정부가 이를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역사는 인류의 보편적 권리를 포함해 모든 국가와 사람들의 권리와 책임이 옹호될 때 사회가 더 조화로워지고,국가들이 더 성공하며,세계가 더 공정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해 인권문제를 거론했다.

후 주석은 "이번 방문은 21세기 양국의 우의와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며 "양국은 국교를 맺은 이래 큰 이익을 얻었으며 협력의 성과가 매우 컸다"고 평가했다. 이어 21세기의 두 번째 10년이 시작되는 시점에 미국을 방문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협력을 통해 양국 관계를 증진시켜 나가자고 했다.

후 주석은 그러나 "양국 관계는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해야 하며,상호 이해와 발전의 길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호 존중'을 강조한 후 주석의 언급은 인권문제를 비롯해 양국 간 이견차가 큰 위안화 환율 문제 등의 의제에 대한 미국의 압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더 많은 대화와 교류를 통해 공통분모를 늘려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어 "양국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