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보이콧하기로 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상임위 회의 자체를 열지 않기로 한 것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19일 긴급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번에 파출소(이재훈 전 지경부장관 후보자)를 피했다가 이번에 경찰서(최 후보자)를 만났다"며 "최 후보자는 스스로 사퇴하든지 이명박 대통령께서 결단을 내려 임명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투기,금융정책 실패의 책임이 있는 사람이 처가에 책임을 넘기는 파렴치함까지 보였고 태도도 매우 고압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청문회 진행 과정을 보고 장관 임명을 반드시 철회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자진사퇴가 좋겠지만 아니면 대통령이 철회해줘야 하고 그때까지 우리 상임위는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전혀 협조할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이 소집을 요구한 지경위 전체회의는 이날 열리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안 됐기 때문에 오늘 회의는 없고 앞으로도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경위의 한나라당 간사인 김재경 의원은 "최 후보자의 답변 태도는 여당 의원들도 불만족스럽긴 하지만 자질,능력 면에서 흠이 없기 때문에 야당을 설득하고 협의해 회의를 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최 후보자는 직무를 훌륭히 수행할 수 있는 분이라고 믿고 국회에서 좋은 판단을 하리라 생각한다. 정해진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완료해야 한다. 청문회를 마친 뒤 3일 안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해 국회의장에게 제출하도록 돼 있다. 만약 20일 기간 내에 보고서가 채택,제출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10일의 범위 내에서 보고서 송부를 국회에 다시 요청할 수 있다. 그래도 안 올 경우 대통령 직권으로 장관에 임명할 수 있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이날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민지혜/홍영식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