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자금이 속속 증시로 귀환하고 있다. 1월 옵션만기 당시 사상 최대의 프로그램 매물을 받아낸 것도 개인들이었다.

일부 대형종목에 집중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자문형랩 자금으로 추정되는 개인자금이 증시의 방향성을 좌지우지하는 위력을 지니게 됐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때문에 개인 자금이 주식시장에 들어오면 전형적인 '상투'를 형성했던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된 가운데 개인자금 유입이 증시를 떠받치면서 개인 매수→강세장→추가 유입 이라는 선순환 구도를 만들고 있다. 이럴 경우 주식시장 진입을 망설이고 있던 부동자금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차익실현으로 매수세가 둔화된 반면 국내 개인자금의 증시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국내 부동자금이 약 600조원에 달하는데 이들 자금 중 일부라도 증시에 유입된다면 지수가 큰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긴 호흡으로 봤을 때 올해 개인자금 유입 추세가 확인된다면 코스피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야를 보다 넓힌다면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매 동참은 부정적인 뉴스는 아니다"며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인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은 높다"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지수의 신고가가 계속되는 시점에서 포착되는 실질 고객예탁금의 증가는 주식시장의 입성을 대기하고 있는 부동자금의 움직임을 방증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에서 투자전략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자문형 랩의 비중 증가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들의 매매패턴을 참고하는 전략이 있을 수 있고 또 개인자금의 유입으로 시장이 커진다는 점을 본다면 증권주로 눈길을 돌릴 수 있다.

한 연구원은 "단기적인 접근법을 고민한다면 개인투자자들의 연속적인 순매수가 포착되는 종목군에 대해 긍정적 접근이 가능하다"며 "또 자문형 랩을 판매하는 대형 증권주들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가계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이 가시화될 경우 증권 업종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최근 증권주들의 주가가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2007년 고점과는 아직도 격차가 큰 만큼 중기적으로 증권주가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얻는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들이 사면 '꼭지'였던 과거와는 달리 개인들이 이끄는 2200, 2300시대를 맞을 수 있을지 진짜 '슈퍼 울트라 개미의 파워'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