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외교 40년 만에,21세기 개시 후 두 번째 10년이 시작되는 때 이뤄지는 역사적 방미''국빈으로 초청한 백악관 긴장 속 만반의 준비''중 · 미관계의 앞날을 결정할 중대한 행사'….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와 관련,중국 언론들은 연일 이 같은 내용의 기사를 대문짝만하게 쏟아내고 있다. 양국 간 핵심의제와 정상 회담에서 그것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는 분석이나 예상보다는 행사 자체에 강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특히 국빈방문이라는 것은 어떤 기사에서도 빠지지 않는 핵심 포인트다.

베이징의 한 외교전문가는 "최근 들어 나타난 특징 중 하나가 최고 지도부의 해외 순방에 대한 보도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라며 "중국의 국력이 강해지고 있음을 국민들에게 적극 선전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말했다. 지도부의 외국방문을 '내치용'으로 활용한다는 뜻이다.

후 주석의 방미와 관련된 보도 역시 마찬가지다. '21세기 최대 외교행사'(환구시보)라는 과장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국제적 문제를 다룰 위치에 섰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 석방을 비롯한 인권문제,위안화 평가절상문제 등 갖가지 난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결국 이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중국의 도움이 절대로 필요하다는 점을 더 중요한 포인트로 여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