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t급 화학물질 운반선인 삼호주얼리호가 지난 1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스리랑카로 이동하던 중 인도양의 아라비아해 입구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 선원들은 일단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박은 해적들의 본거지인 소말리아 연안으로 이동 중이며, 해적들은 아직까지 특별한 요구를 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삼호해운 측은 이날 삼호주얼리호의 석모 선장과 연락이 닿아 선박의 위치를 파악했으며 한국인 8명과 인도네시아인 2명,미얀마인 11명의 안전을 확인했다. 선원들은 무장해적 10여명에 의해 억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사건 발생 직후 주케냐 대사관에 현장대책본부를 설치하는 한편 관련부처 간 대책회의를 통해 대응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우리 군은 사고 해역에 청해부대 소속 최영함(4500t급)을 급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이날 "피랍된 선박에 근접하는 데 최소 이틀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회사 소속 삼호드림호는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 7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몸값 100억여원을 주고 풀려난 바 있다. 지난해 11월9일 케냐 해상에서 조업하다 납치된 금미305호는 100일이 됐지만 아직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이번 피랍사건 역시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선원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등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삼호드림호 사건 이후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청해부대를 파견했지만 다시 피랍사건이 터지면서 부실한 안전대책이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향후 인도양을 오가는 국내 해운사 소속 선박에 대해 무장 보안요원의 탑승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 소말리아 해적에 관한 종합적인 정보를 담은 국제적인 웹사이트를 개설,선박들의 안전운항을 지원하는 방안을 뒤늦게 추진하고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