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전자 · 산업용 충전기 제조업체 시그넷시스템(대표 황호철)이 일본 마루베니상사와 손잡고 전기차용 충전기 수출에 나선다.

시그넷시스템은 최근 마루베니상사와 전기차용 급속 · 중속 충전기 해외 판매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MOU 체결에 따라 시그넷시스템이 만드는 50㎾급 전기차용 급속충전기를 마루베니상사가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 판매한다. 또 시그넷시스템이 개발한 10㎾,20㎾급 중속충전기도 마루베니상사를 통해 해외 자동차 메이커에 수출한다.

회사 관계자는 "마루베니상사는 스페인 칠레 미국 유럽 등에서 전기차용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며 "시그넷시스템의 기술력과 마루베니상사의 판매 네트워크를 접목하면 세계 시장 공략 속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그넷시스템은 1차로 마루베니상사를 통해 500억원 상당의 충전기를 판매할 계획이다. 황호철 대표는 "마루베니상사와 협의해 단계적으로 수출 물량을 늘릴 것"이라며 "해외 수출에 이어 제조단가를 낮춰 국내 시장에도 낮은 가격에 충전기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그넷시스템은 MOU 체결과 동시에 전기차용 급속충전기에 대한 국제표준 가운데 하나인 일본 '차데모(CHADEMO)' 인증 획득도 추진 중이다. '차데모'는 전 세계 328개 기업이 참여하는 표준 제정 모임으로,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표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그넷시스템은 '차데모' 인증을 받으면 아이미브 리프 등 일본 전기자동차와 미국,유럽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그넷시스템은 1998년 창업해 지금까지 10년간 지게차,골프카트,청소차 등에 쓰이는 산업용 충전기를 전 세계 20개국에 70만대 이상 수출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와 지방자치단체에 50~60㎾급 급속충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는 현대자동차의 전기버스 충전을 위해 잠실주경기장에 200㎾급 대용량 충전시스템을 설치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