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100 등정, 과열인가 정상 궤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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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없이 한 달 새 100P 상승 … 개인 이번주 1조원 사들여
신고가 종목 비중 5% 그쳐 … "과열장세 아니다" 진단도
신고가 종목 비중 5% 그쳐 … "과열장세 아니다" 진단도
주식시장이 좀처럼 조정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옵션만기일에 1조2516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고,기준금리 인상이란 악재까지 겹쳤지만 코스피지수는 5.47포인트(0.26%) 조정에 그쳤다.
14일에도 코스피지수는 하락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 결국 0.89%(18.69포인트) 오른 2108.17에 마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주식시장의 단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정상궤도에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단기악재는 모두 소멸
이번 주 초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소폭이나마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증시 주변여건상 추가 상승을 이끌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았기 때문이다.
우선 4분기 어닝시즌에 기업들이 내놓는 성적표가 시원찮을 것으로 예상됐고,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들의 국채 발행,새해 첫 옵션만기일,금융통화위원회 금리결정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런 우려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유럽 국가들의 국채 발행은 차질없이 마무리됐고,옵션만기일 역시 프로그램 매도가 장중 고르게 분산된 덕에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진 않았다.
코스피지수 2000선 돌파를 이끌었던 외국인은 이번주 들어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가며 다소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 전체로 보면 99억원 매도 우위다. 그러나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설 때마다 개인이 '사자'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개인은 이번 주 들어 총 1조51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주 유입된 개인 매수세의 상당 부분은 자문형 랩 자금으로 추정된다"며 "고객예탁금이 16조4747억원(12일 기준)으로 8개월여 만에 최대치로 불어나는 등 증시 주변 유동성이 워낙 풍부해 조정의 빌미가 생겨도 낙폭이 크지 않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증시 과열 vs 정상궤도 팽팽
코스피지수가 올해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최근 상승 속도가 너무 빨라 단기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 하루 변동폭이 확대되고 있고 작년 말 5조원대에 머물던 유가증권시장 하루거래 대금이 최근 8조원에 육박하고 있다"며 "증시가 단기과열 상태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면에서도 한국은 109%로 미국(106%) 브라질(85%) 프랑스(72%) 중국(67%)보다 높은 상태다.
하지만 단순히 지수의 절대 수준만 놓고 증시가 과열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반론도 많다. 지수가 2000선을 돌파했던 2007년과 비교해 여러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전체 영업이익이 2007년에는 53조원이었지만 올해는 110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 기업 이익은 많이 늘었지만 주가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술적 분석 지표로 봐도 증시가 아직 과열권에 진입하진 않았다는 지적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유가증권시장 전체 종목 중 1년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의 비중이 최근 5%대 중반 정도에 머물고 있다"며 "요즘과 같은 강세장에서는 이 비중이 10%는 넘어야 과열 징후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동윤/김다운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