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로 해외투자 허용 … 기축통화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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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7000여개社 대상 시범 실시 … 美-中 정상회담 앞두고 勢 과시
유동성 줄여 인플레 억제 포석도
HSBC "美양적완화로 달러 회피"
유동성 줄여 인플레 억제 포석도
HSBC "美양적완화로 달러 회피"
중국 인민은행이 기업과 은행들로 하여금 위안화로 직접 해외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위안화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인플레 억제 차원에서) 과도한 유동성을 줄이기 위한 행보"(신화통신)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민은행은 지난 13일 웹사이트 공지문에서 위안화 무역결제가 허용된 지역의 기업과 은행들을 상대로 위안화 해외투자를 시범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워싱턴에서 오는 1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 직전에 나온 조치여서 더욱 주목된다. 올 들어 단행된 세 번째 위안화의 국제화 행보이기도 하다. 위안화 절상 압박을 해올 오바마 대통령에게 '위안화 세(勢)과시'를 하려는 측면도 있다. "20년 뒤엔 위안화가 달러를 대신해 기축통화가 될 것"(스티븐 킹 HSBC 이코노미스트)이라는 전망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긴 조치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중국은 점진적인 위안화 절상으로 화해 제스처도 취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14일 기준환율을 달러당 6.5896위안으로 고시,사흘 연속 위안화 가치가 1994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도록 유도했다.
◆무역 이어 해외투자에도 위안화 사용
위안화 해외투자는 지난해 10월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첫 허용됐다. 이번 조치로 현재 20개 성과 시에서 위안화 무역결제 허가를 받은 6만7000여개 기업이 위안화로 직접 해외 공장 설립,지분투자,인수 · 합병(M&A)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이 해외 투자를 위해 위안화 대출을 받는 길도 열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에 위안화 해외투자를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해외 투자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는 2006년 211억달러였지만 지난해 600억달러를 웃돌 만큼 급증했다.
이번 결정은 위안화 기축통화를 향한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새해 들어 중국은행(BOC)이 미국 지점에서 위안화로 예금 송금 무역결제 업무를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기축통화로서 미 달러화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스티븐 킹 HSBC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달러가치를 끌어내려 달러의 미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덕분에 위안화 국제화가 탄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3일 미 연방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지 않으면 최고 신용등급을 잃을 수 있다고 재차 경고하는 등 달러자산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위안화 기축통화 순탄할까
엠파이어캐피털매니지먼트의 투자담당 임원 펑쥔밍은 "위안화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통화이기 때문에 자본유치에 나선 외국 기업들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달러가 충분치 않아도 해외 기업 M&A에 나설 수 있는 효과가 있지만 환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어 이번 조치가 '양날의 칼'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인민은행이 이번 조치를 내놓으면서 위안화로 투자해 벌어들인 수익을 위안화로 중국에 갖고 들어올 수 있도록 허용한 것도 환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위안화 무역결제를 통해 이미 해외에서 유통되는 위안화가 이번 조치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는 2009년 월평균 6억위안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6~11월엔 월 680억위안으로 100배 이상 늘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인민은행은 지난 13일 웹사이트 공지문에서 위안화 무역결제가 허용된 지역의 기업과 은행들을 상대로 위안화 해외투자를 시범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워싱턴에서 오는 1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 직전에 나온 조치여서 더욱 주목된다. 올 들어 단행된 세 번째 위안화의 국제화 행보이기도 하다. 위안화 절상 압박을 해올 오바마 대통령에게 '위안화 세(勢)과시'를 하려는 측면도 있다. "20년 뒤엔 위안화가 달러를 대신해 기축통화가 될 것"(스티븐 킹 HSBC 이코노미스트)이라는 전망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긴 조치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중국은 점진적인 위안화 절상으로 화해 제스처도 취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14일 기준환율을 달러당 6.5896위안으로 고시,사흘 연속 위안화 가치가 1994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도록 유도했다.
◆무역 이어 해외투자에도 위안화 사용
위안화 해외투자는 지난해 10월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첫 허용됐다. 이번 조치로 현재 20개 성과 시에서 위안화 무역결제 허가를 받은 6만7000여개 기업이 위안화로 직접 해외 공장 설립,지분투자,인수 · 합병(M&A)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이 해외 투자를 위해 위안화 대출을 받는 길도 열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에 위안화 해외투자를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해외 투자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는 2006년 211억달러였지만 지난해 600억달러를 웃돌 만큼 급증했다.
이번 결정은 위안화 기축통화를 향한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새해 들어 중국은행(BOC)이 미국 지점에서 위안화로 예금 송금 무역결제 업무를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기축통화로서 미 달러화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스티븐 킹 HSBC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달러가치를 끌어내려 달러의 미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덕분에 위안화 국제화가 탄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3일 미 연방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지 않으면 최고 신용등급을 잃을 수 있다고 재차 경고하는 등 달러자산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위안화 기축통화 순탄할까
엠파이어캐피털매니지먼트의 투자담당 임원 펑쥔밍은 "위안화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통화이기 때문에 자본유치에 나선 외국 기업들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달러가 충분치 않아도 해외 기업 M&A에 나설 수 있는 효과가 있지만 환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어 이번 조치가 '양날의 칼'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인민은행이 이번 조치를 내놓으면서 위안화로 투자해 벌어들인 수익을 위안화로 중국에 갖고 들어올 수 있도록 허용한 것도 환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위안화 무역결제를 통해 이미 해외에서 유통되는 위안화가 이번 조치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는 2009년 월평균 6억위안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6~11월엔 월 680억위안으로 100배 이상 늘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