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CJ인터넷이 프로야구를 놓고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CJ인터넷은 인기 야구게임 '마구마구'를 서비스하며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십을 통한 '간접투자'를 하고 있는 반면, 엔씨소프트는 야구 관련 게임 콘텐츠는 전혀 없는 상태에서 야구 무대에 통크게 뛰어드는 '직접투자' 방식을 선택했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사행성·중독성 등의 문제를 지적받아온 업계는 다양한 사회 공헌을 통해 이미지를 한 단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야구와 관련된 게임 콘텐츠가 전혀 없는 엔씨소프트가 야구단 창단에 애쓰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과 리니지1·2 등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유명한 게임업체로 한국 프로야구 9번째 구단의 창단을 준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야구단 창단은 '세상을 더 즐겁게 하는 것'이라는 기업 이념과 일치하는 일"이라며 "온·오프라인 상에서 이용자가 모두 만족할 만한 것을 고민하던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야구 게임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현재는 네오위즈게임즈의 '슬러거'를 채널링 하고 있는 상태다"라며 "앞으로 새로운 야구 게임 서비스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까지는 아직 세워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단 창단 이외에 프로야구에 대한 스폰서십이나 다른 후원 계약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는 야구단 창단을 위해 지난해 12월 22일 KBO에 창단의향서를 전달하고, 지난 10일에는 창단신청서를 제출했다. KBO는 다음달 최종 구단 창단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반면, 프로야구와 밀접한 관계를 지속해오던 CJ인터넷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3년간의 타이틀 스폰서십이 올해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CJ인터넷은 2009년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타이틀 스폰서십 자격으로 3년째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리그를 후원하고 있다.

CJ인터넷 관계자는 "당시 야구를 소재로 한 게임 '마구마구'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프로야구는 타이틀 스폰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스포츠의 건전함과 공정성 등이 게임과 그룹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올해까지 3년 동안 매년 35억원을 지원하는 타이틀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지만, 공동 프로모션과 마케팅 등을 포함하면 CJ인터넷은 사실상 연간 50억원가량을 후원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타이틀 스폰서십이었던 삼성 '하우젠'이 연간 45억원씩 지원한 것에 비해도 적지 않은 액수다.

스폰서십 연장에 대해 CJ인터넷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엔씨소프트의 9구단 창단 여부 관계 없이) 추가적인 스폰서십에 대해 결정된 게 전혀 없는 상태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올해 국내 대표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오프라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사회적 기여나 역할에 대한 비판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날 전망이지만, 문화ㆍ스포츠 외에도 중독치료센터나 게임 육성 프로그램 등으로 지원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이 이윤 추구 외에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게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며 "다만, 인기 있는 특정 분야에 대해서만 지원하는 '쏠림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