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증권사가 올해 코스피지수 고점을 2400 정도로 예상하는데 기대 수익이 20%밖에 안 된다면 굳이 위험을 감수해야 할까요?"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라면 굳이 해외펀드를 환매해 국내 주식을 사야 하는 이유는 뭐죠?" "물가 때문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 같은데 증시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우리투자증권이 11일 서울 대치동 파크하얏트호텔에서 개최한 투자설명회에 나온 50여명의 고액자산가들은 강연이 끝나자 쉴 새 없이 질문을 쏟아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달에만 7차례에 걸쳐 고액자산가 대상 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이 행사는 네 번째로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가 강사로 나섰다. 오전 11시에 열려 주부와 은퇴생활자들이 주를 이뤘지만 30~40대 남성 고객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초청 대상을 계좌잔액 5억원 이상으로 제한했지만 설명회마다 예정보다 많은 고객이 몰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임은정 우리투자증권 HNW전략팀장은 "참가 고객들의 금융자산은 평균 30억원 이상 될 것"이라며 "이 자리에 모인 분들 자산만 1500억원에 달하니 증권사마다 자산 관리에 역량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산가들답게 질문도 전문적이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강남센터 부장은 "일반 지점에 있으면 '지금 주식투자해도 되느냐''자문형 랩과 펀드의 차이가 뭐냐' 등 기초적인 질문도 많이 받지만 고액자산가들은 각 자문사의 장 · 단점과 어떤 자문형 랩이 시장 상황에 맞는지를 주로 물어본다"고 전했다.

올 들어 증권사들의 투자설명회에 세 차례 가봤다는 김진경씨(48 · 여)는 "지수가 부담스럽게 보이긴 해도 개별 종목으로 보면 올해도 몇 배씩 오르는 종목이 있을 것"이라며 "그런 종목을 잘 선택하는 자문사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수씨(68 · 남)는 "작년엔 기준금리와 시중금리가 따로 논 탓에 채권 투자에서 손실을 좀 봤다"며 "올해 증시가 많이 오르지 않더라도 급락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해 자문형 랩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자문형 랩 선택 기준으로 △종목선택 기준이 명확한지 △펀드매니저 경력이 어떤지 등을 중요시 한다고 전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