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렸던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선정 이후 시장의 평가 또한 갈리고 있다.

기존에 피해주로 지목된 기업들의 실적과 시장점유율이 오히려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 영업환경이 악화되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BS미디어홀딩스,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등 종편 사업자 선정 관련 피해주로 여겨져왔던 기업들의 실적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BS는 지난 12월 방송광고 취급고에서 월등한 성과를 보였다. 한국방송광공사는 12월 지상파 방송광고 취급고가 1900억원을 기록해 전기보다는 0.9% 줄었지만 전년동기대비 7.3% 늘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12월 광고비 집행규모는 11월보다 줄어들지만 작년만은 둔화가 진정됐다는 해석이다. 이는 SBS의 드라마인 '시크릿가든'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SBS의 12월 취급고는 454억원으로 11월(438억원)에 비해 3.6% 늘어났다. MBC와 KBS2가 각각 705억원과 458억원으로 2.4%, 5.2%식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홈쇼핑과 CJ오쇼핑 등 홈쇼핑 주들도 양호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종편 뿐만이 아니라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사업자 선정을 두고 이들 종목들의 주가는 짓눌려왔다. 종편사업자에게 기존 홈쇼핑 채널을 부여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4분기를 비롯해 최근에도 홈쇼핑 업체들의 실적은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현대홈쇼핑에 대해 "상품들의 판매가 지속됨에 따라 영업이익 증가세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홈쇼핑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481억원, 314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각각 10.1%, 10.5% 증가한 수준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CJ오쇼핑의 양호한 실적을 전망했다. 지난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0.3%, 50.2% 늘어난다는 것. 이로써 2010년 매출액은 713억원, 영업이익은 122억원으로 영업이익률만도 17.3%에 달한다는 추정이다.

안 연구원은 "국내 영업은 종편과 제 6의 홈쇼핑 사업자 선정 등의 부정적 뉴스가 있지만, CJ오쇼핑은 영업력에서 우월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분석했다.

진창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에 4개의 종편 사업자 선정은 기존 미디어에 부정적"이라며 "2010년 지상파와 케이블TV의 광고시장은 합해도 3조원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는 "광고비 지출 둔화가 마무리 단계에 있고 부정적인 규제는 이미 예상됐었다"며 "이러한 요소는 피해주에 이미 반영됐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