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30대 젊은 남성 배우들이 초콜릿 복근이 선명한 몸매로 스크린을 장악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런 유행은 청년 못지않은 세련된 외모와 우람한 보디 라인을 가꾸려는 불혹의 '꽃중년' 확산을 가져오고 있다. 구닥다리 양복과 넥타이를 매고 술 담배에 찌들어살며 직장에 목매던 아저씨 세대들이 변신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꽃중년들은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함,부담 없는 유머감각과 세련된 매너,안정된 경제력,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외모여야 한다. 뱃살은 더 이상 중년 아저씨들의 미덕이 아니어서 최근에는 40대 이상 남성들도 복근을 만들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한다. 그러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무리하게 하거나,수분과 탄수화물 섭취를 갑자기 줄여버리는 무모한 식생활을 감행하거나,운동 전에 스트레칭을 생략하고 달려들다간 척추와 주변 근육만 손상되기 쉽다. 복근은 매우 열심히 운동해 체지방율이 15% 미만으로 떨어져야 얻을 수 있는 선물이다. 그러나 과도한 운동으로 유해활성산소가 체내에 많이 축적돼 나이보다 열 살은 더 늙어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미용성형 의료계에선 '몸짱' 만들어주는 '하이데프' 시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2007년 미국에서 시작돼 2009년 초 국내에 상륙했고 현재 시술하는 성형외과도 증가 추세다. 이 시술은 수면마취 후 투메슨트 용액(국소마취제 겸 지방용해제)를 비만 부위에 주입한 후 3세대 초음파 지방흡입기계인 베이서(VASER)를 이용해 지방층을 골고루 녹여 음압으로 지방층을 선택적으로 제거함으로써 근육라인이 뚜렷이 보이도록 해준다. 근육에서 표층지방의 일부와 심부 지방층의 대부분을 제거해 몸속에 존재하는 복근의 형태를 보다 선명하고 돋보이게 하는 진보한 체형조각술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식스팩을 만들고 척추를 지탱하는 복직근의 윤곽을 따라 가로 · 세로 함몰 부위를 조각하고,옆구리 쪽 복사근 부위를 추가로 조각하거나,복부 전체에서 지방 흡입을 시행한다. 시술시간은 2~3시간.

남성은 식스팩(복근),대흉근(가슴근육) 등 근육의 모양을 완성시켜주며,여성에겐 허리 옆구리 골반라인을 드러내어 탄력 있는 S라인으로 만들어준다. 하이데프 시술은 고도비만 환자나 뱃살이 많이 처진 사람,아주 마른 체형을 가진 이들에게는 적합하지 않고 체지방지수(BMI)가 30 이하면서 피부 탄력이 적당한 사람이라면 남녀 누구나 시술이 가능하다.

조홍규 엔비성형외과 원장은 "40대 중년 남성은 운동과 철저한 식사요법을 통해 복근을 만드는 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최근 보다 쉽고 간편하게 복근을 만들어주는 하이데프 체형조각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수술 후 염증이나 화상,피부괴사 같은 문제는 없으며 부기가 보름 이상 가긴 하지만 대부분 시술 후 다음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또 "단순히 지방만 제거하는 기존 지방흡입술과 달리 선택적으로 복부지방만을 제거해 몸매와 근육의 굴곡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다"며 "수술 뒤 복근의 모양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대체로 높다"고 덧붙였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