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슈퍼박테리아(항생제 다제 내성균),신종플루,조류인플루엔자,구제역 등이 잇따라 기승을 부리면서 면역력 강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어떤 음식이 도움이 되는지도 관심이다.

면역력은 바이러스,세균,곰팡이 등에 저항하는 인체 방어시스템이면서 꽃가루 등 불필요한 자극에 적절히 반응하는 능력을 말한다. 홍삼제품은 2009년 가을과 이듬해 겨울까지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릴 때 큰 주목을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인정한 홍삼의 면역력 증진 기능성(효과) 덕분이다.


홍삼은 막 채취한 생인삼(수삼)을 쪄서 말린 붉은 인삼을 통칭한다. 홍삼은 제조 과정을 거치면서 수삼에 없던 특정 사포닌,플라보노이드,비타민 B군,미량원소,항산화물질과 아미노산 등의 성분이 생겨나거나 늘어난다. 이 때문에 홍삼은 순환계 조혈계 소화계 등에 고루 좋은 영향을 끼친다. 고혈압이나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조혈작용으로 혈액생산을 늘리며 혈당치를 낮춰주고 간을 보호한다. 항염증 및 항종양 효과,방사선에 대한 방어효과,노화방지 효능도 발휘한다.

홍삼은 인삼 수매와 선별,세척,증삼(인삼을 찌는 것),건조,정형,재선별 등의 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 좋은 원재료를 고르는 인삼 수매와 인삼이 홍삼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인 증삼, 그리고 건조 단계가 홍삼의 품질을 좌우한다.

인삼은 생육조건이 까다로워 토양이나 일광조건, 파종시기 등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재배되는 지역,수확시기 등을 꼼꼼히 따져야 제대로 된 인삼을 고를 수 있다. 그러나 증삼과 건조 과정을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홍삼의 성분과 향이 달라질 여지가 더 크기 때문에 종사자의 전문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인삼(홍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인삼공사,동원F&B,농협,웅진식품,천지양 등이 인삼 시장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 중 인삼사업을 올 핵심분야로 선언한 동원F&B는 30년간 한국인삼공사에서 홍삼수매 및 제조,판매 등 전 분야를 경험한 강순우 부사장을 포함한 국내 최고의 수매 및 제조 전문가를 영입해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지난달 천안공장을 준공한 이 회사는 '천지인' 홍삼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천지인 홍삼 전문가팀을 이끌고 있는 이용기 공장장은 옛 전매청 제조국장과 제품개발부장,제조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 공장장 역시 30여년 동안 홍삼을 다루며 홍삼수매와 제조,판매 등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온 베테랑이다.

찐 인삼을 건조시켜 홍삼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게 햇볕과 바람,그늘이다. 햇볕 바람 그늘에 번갈아 노출시키면서 자연 건조해야 양질의 홍삼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건조 시간도 길고 손이 많이 가는 불편함으로 생산량도 적기 때문에 대량생산하는 홍삼은 온열기나 전기불로 인공 건조시키게 된다.

동원F&B의 천지인 홍삼은 100% 자연 건조시키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홍삼 생산 공장 안에 별도의 태양광 건조장을 만들어 모든 홍삼을 자연건조시키므로 홍삼의 색은 물론이고 농축액까지 연한 다갈색의 빛깔이 살아난다. 살짝 볶은 커피원두색에 가깝다.

천지인 홍삼은 증삼 과정에서 동원F&B만의 3000기압 초고압 공법으로 수삼을 처리해 인삼고유의 성분을 최대한 끌어냈다. 3000기압 초고압 처리를 통해 사포닌의 일종인 Rg3의 함량이 최고 12배가량 높다. Rg3는 유해물질에 의해 DNA가 손상되는 것을 방어해 강력한 항암효과를 내는 사포닌 분획의 일종이다. 천지인 홍삼은 일반적인 홍삼 제조 과정에 '홍송조화'라는 단계를 하나 더 추가했다. 홍송(紅松)을 활용한 숙성과정을 도입해 한층 향상된 품질을 만든다. 시베리아 연해주 해발 1000m 이상의 고도에서 120년 이상 자란 잣나무인 홍송을 홍삼 숙성과정에 활용해 고유의 향을 더 깊게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해관 동원F&B 사장은 "신공장 준공으로 양질의 홍삼제품을 생산하게 됨으로써 국내 소비자들에게 믿을 수 있는 홍삼제품을 제공하게 됐다"며 "미국의 건강기능식품체인 GNC의 43개국 해외판매망을 통한 수출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홍삼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려 시장확대에 나섬으로써 홍삼사업을 동원그룹의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사장은 "동원그룹은 지난해 무역의 날에 동원산업이 참치원어(통참치) 해외수출로 '2억불 수출탑'을 받는 등 국내 수산 및 식품기업 가운데 최고의 수출실적을 달성했다"며 "향후 홍삼사업 역시 참치원어 수출과 마찬가지로 최고의 수출실적을 달성해 동원그룹의 새로운 글로벌화 상품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동원F&B는 2007년 홍삼 전문 브랜드 '동원 천지인 홍삼'을 시장에 내놓으며 홍삼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200여개 매장에서 170억여원(추산치)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달 충남 천안시 신당동에 준공한 홍삼 제조 공장은 대지 8175㎡,연면적 5560㎡ 규모로 연간 500t의 수삼을 처리할 수 있다. 홍삼을 비롯해 홍삼농축액,홍삼추출액,홍삼절편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동원F&B는 천안공장 준공을 계기로 2014년까지 국내 매장을 600개로 늘리고 수출 300억원을 포함,총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