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중동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식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상장주식 잔액은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말 325조4000억원에서 작년 말 386조3600억원으로 18.7% 증가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이탈했던 외국인 자금이 다시 들어온 덕분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007년 말 617억원에 불과했던 한국 주식 보유액을 지난해 말 3조700억원으로 크게 불렸다. 사우디아라비아도 같은 기간 2조400억원에서 12조9200억원으로 6배 이상 불어났다. 아랍에미리트(UAE)는 3조8400억원에서 6조8400억원으로,쿠웨이트는 2조9500억원에서 3조9300억원으로 각각 보유액을 늘렸다.

한 증권사 임원은 "중국과 중동 국가들은 정책으로 투자결정을 할 수 있는 국부펀드를 앞세워 한국 주식을 사들였다"며 "금융위기를 한국 등 투자 유망국의 주식 매입 기회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 미국의 주식보유액은 150조6100억원으로 3년 사이 13.3% 증가해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영국과 룩셈부르크가 뒤를 이었다. 반면 단기투자 성향이 강한 케이맨군도의 보유 잔액은 같은 기간 15조8200억원에서 9조2400억원으로 41.6% 줄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