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그룹 경영체제'를 갖추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주말 경북 경주 현대호텔에서 6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이 참석한 '그룹 임원 전략회의'를 가졌다. 6개 계열사 CEO와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략회의를 갖기는 처음이다. 이 자리엔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최원길 현대미포조선 사장,오병욱 현대삼호중공업 사장,김영남 현대종합상사 사장,서태환 하이투자증권 사장과 임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사업 부문 임원들만 모여 전략회의를 해왔다. 하지만 매출 50조원,자산 60조원 규모로 외형이 커지면서 그룹 경영체제의 필요성이 회사 안팎서 제기됐다. 2008년 CJ투자증권,2009년 현대종합상사,지난해 현대오일뱅크를 잇달아 인수하면서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조선사업 중심으로 경영체제를 꾸려왔지만 새로운 가족이 늘고 사업도 다변화됨에 따라,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해졌다"며 "이를 위해 올해부터 6개 주요 계열사 CEO와 임원들이 함께 모여 그룹의 비전을 공유하고 협력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략회의에선 계열사별로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성장동력 확보 △핵심역량 강화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 등의 비전을 공유했다. 올해 그룹 매출 60조원을 달성한다는 내부 목표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별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룹 경영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현대중공업 기획실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계열사별 실적과 투자,출자 현안을 관리하고 그룹 차원의 신사업 진출 및 기업 인수 · 합병(M&A) 전략을 조율하기 위해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중 · 장기적으로 그룹 차원의 기획,인사,재무,법무 등의 기능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글로벌 종합 중공업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선 울산 조선소 중심의 기업문화를 탈피해 경쟁력 있는 경영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라며 "결국 나중에 그룹 총괄 조직을 만들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