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어컨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삼성과 LG전자가 2011년형 에어컨 신제품 발표회를 앞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오는 12일 서초 R&D센터에서 2011년형 에어컨 신제품 발표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하루 앞선 11일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에어컨 신제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에어컨 사업을 담당하는 노환용 AE사업본부장 등 주요 임원 외에 자사 에어컨 광고모델인 박태환 선수를 참석시켜 성대하게 행사를 열려다가 삼성전자가 하루 먼저 발표회를 하기로 하자 "김을 빼려는 전략"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두 회사가 1주일 간격으로 에어컨 신제품 발표회를 열어 별다른 마찰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처럼 하루 간격으로 발표회를 열 경우 뒤에 하는 회사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것을 LG전자는 우려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우리보다 하루 앞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기로 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며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하루 앞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게 된 것은 우연한 일로, LG전자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1일의 발표회 일정은 오래전에 잡힌 것"이라며 "우리가 LG전자를 의식해 하루 먼저 행사를 열기로 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오랫동안 장악해온 국내 에어컨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에어컨을 위시한 생활가전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면서 1위 자리를 둘러싼 양사 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