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공개 전문.."中기업, 브라질 법규.시장 이해 못해"

중남미 지역에 대한 중국의 투자 공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정부 내에서 중국 정부와 기업의 투자 행태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전날 공개한 미국 정부 외교전문을 인용, 브라질과 중국 간의 드러나지 않은 갈등을 소개했다.

2009년 4월 19일 중국 상하이 주재 미국 영사관이 작성한 전문에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중남미 각국 정부가 광업 및 석유 부문에 대한 중국의 투자에 불만과 우려의 시각을 갖고 있다고 언급돼 있다.

상하이 주재 브라질 영사관의 마르코스 카라무루 데 파이바 영사는 "중국인들은 브라질 정부의 규제와 브라질 시장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해하려는 시도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 투자가들이 중남미를 아프리카와 마찬가지 수준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전략은 분명하다.

1차 산품의 공급을 통제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려고 한다"면서 중국과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 간에 체결된 100억달러의 차관 계약을 예로 들었다.

그는 브라질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투자액의 70%까지 직접 지원을 받는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러나 이런 기업들은 브라질의 법 체계, 조세제도, 관료주의 관행 등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중국이 광업과 농업에 대한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광업과 농업 분야 투자의 대부분이 브라질 기업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자본 침투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미다.

앞서 또다른 전문에서는 중남미 국가들이 통상.투자 확대를 통한 중국의 지나친 영향력 확대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 주재 브라질 대사관의 다니엘라 메네제스는 미국 외교관과의 대화에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정부가 대(對) 중남미 관계를 소홀히 하면서 중국에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면서 "미국이 빠져나간 공백을 중국이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 정부 시절 중국은 차기 지도자로 확정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이 중남미 지역을 방문하면서 중국-중남미 관계 강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