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SK이노베이션 홍보팀의 정 대리는 7일 하루 동안만 엘리베이터를 10번 넘게 타며 본사 빌딩 24층과 29층을 오갔다.29층에 남아있던 각종 서류와 컴퓨터를 챙기기 위해서였다.

서울 서린동에 있는 SK그룹 사옥이 주말을 앞두고 분주했다.지난 연말 조직개편에 따라 이 빌딩에 입주해 있는 계열사들에 큰 폭의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SK서린빌딩엔 지주회사인 SK㈜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등 옛 SK에너지 계열 4개사와 SK가스,SK E&S 등 그룹의 에너지 부문 계열사들이 모여 있다.

SK㈜는 조직을 확대 개편하며 기존 4개층에 2개층을 더해 29층부터 최태원 회장실이 있는 35층까지를 쓸 예정이다.회사는 앞으로 한 달 간 리모델링을 실시한 뒤 29층엔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이끄는 그룹 부회장단 사무실을 배치하고,그룹의 성장 동력을 책임질 G&G(Global & Growth)추진단은 30층에 넣을 것으로 알려졌다.최 수석부회장이 지난 3일 그룹 신년교례회 뒤 부회장단이 그룹의 신사업을 관장할 것이라고 밝힌 내용을 뒷받침하는 사무실 배치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29층과 30층에 나눠져 있던 법무,자금,회계,홍보 등 옛 SK에너지의 CMS(경영지원부문) 부서들은 지난 6일부터 이틀 동안 각 CIC(회사 내 회사)의 사장실이 위치해 있던 24층으로 이사를 했다.2개 층에 흩어져 있던 부서들이 한 층으로 몰린 데다 사무실 구조도 기존 사장실 형태 그대로라 직원들은 임시로 몇 명씩 큰 테이블에 모여 근무하는 이색적인 풍경도 연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SK종합화학 등 옛 SK에너지에서 분할된 기업들은 향후 28층부터 아래로 층을 구분해 사무실을 배치할 계획이다.회사 관계자는 “인원 등을 고려해 한 달 가량 뒤 사무실 배치를 확정할 것”이라며 “설 이후 한차례 더 계열사들 간 대규모 이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