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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희의 곁에 두고 싶은 책] 인문·경영·과학 섭렵한 老학자 … "이익을 가치 위에 두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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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정도 | 윤석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88쪽 | 1만4000원
    책의 효용은 다양하다. 재미 혹은 위안(격려)으로 가득찬 책이 있는가 하면,지식(정보)과 지혜를 주는 책도 있고,강렬한 메시지로 와 닿는 것도 있다. 세 가지가 다 들어 있는 책은 찾기 힘들다. '삶의 정도'는 그런 점에서 볼 때 실로 드문 경우에 속한다. 분명한 메시지는 물론 풍부한 정보와 흥미진진함까지 갖추고 있는 까닭이다.

    윤석철 한양대 석좌교수는 학부에서 독문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뒤 전기공학과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별난 경력의 소유자다. 10년마다 펴내는 저서의 네 번째 산물인 이 책에서 그는 인문학과 과학,경영학을 두루 섭렵한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깊이와 폭,학문 간 연계와 통섭에서 비롯되는 지혜를 모두 털어놓고 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하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복잡함을 떠나 간결함을 추구하라'는 것과 '이익을 가치 위에 두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사람과 기업 모두 혼란스러운 나머지 의사결정 기준을 갖지 못하지만 복잡한 것은 약하고 단순한 것은 강하다며 가능하면 간결함에 초점을 맞추라고 주장했다.

    그가 찾아낸 단순한 방법론은 삶을 '수단매체'와 '목적함수'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분석,이것으로 의사결정의 기준을 삼는 것이다. 목적함수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향 설정,수단매체란 목적함수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적 매개체다. 그는 간결화의 위력에 대한 예로 지난해 '칠레 산호세 광산 광부 구출사건'을 꼽았다.

    '2010년 8월 칠레 정부는 매몰 광부들을 크리스마스에나 구출할 것 같다고 했다. 너무 긴 시간이었다. 칠레 정부는 결국 구출시간 최소화를 목적함수로 했고,수단매체로 드릴 공법이 아닌 망치 공법을 채택했다. 시간은 두 달 이상 단축됐고 매몰 광부 모두 구출됐다. 코스트 절감같은 복잡한 문제를 제거함으로써 구조에 성공한 것이다. '

    모든 건 '인간의 능력은 유한하다'에서 출발한다. 가청 진동수만 해도 개는 67~4만5000㎐(헤르츠)이고 박쥐는 2000~11만㎐이지만 인간은 20~2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 수단매체다. 수단매체엔 물질도 있지만 지식과 지혜 같은 정신적인 것과 신뢰 · 인격 · 개방 같은 사회적인 것도 포함된다.

    그는 그러나 수단매체가 아무리 좋아도 목적함수 없이는 소용없다며 먼저 의미 있는 목적함수를 설정하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이익 최대화에만 매달리는 목적함수는 불행을 낳는다며 그 대안으로 가치와 이익이 균형을 이루는 생존부등식을 내놨다. 그렇지 못하면 기업은 망하고 개인 역시 인정받지 못하는 처지가 된다는 것이다.

    생존부등식 충족요건으로 감수성과 상상력 · 탐색을 꼽은 그는 목적함수 달성을 위해 때로는 우회축적이란 수단매체를 택하는 것도 괜찮다는 사실과 결합이야말로 신비한 힘을 발휘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수많은 사례와 사진 · 그림 · 도표만으로도 감탄을 금하지 못하게 만드는,노학자가 정리한 '삶의 정도'는 결코 복잡하지 않다.

    '인간의 일생은 일의 일생이며 일을 잘해야 물질적 풍요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행복해진다. 그러나 생존경쟁이란 거친 현실이 일의 세계를 슬프게 만든다. 삶의 정도는 생존경쟁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기 삶의 길을 떳떳하게 갈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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