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골드만삭스가 페이스북에 거액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미국에서 비상장기업 공시규정의 재검토와 규제 강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인터넷 기업에 다수의 투자자가 자금을 투자하는 것과 관련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오래된 공시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5일 보도했다.

이는 골드만삭스와 러시아의 투자회사 디지털스카이테크놀러지(DST)가 페이스북에 5억달러를 투자키로 계약하면서 촉발됐다.골드만삭스가 특수목적회사(SPV)를 설립해 페이스북에 투자할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데,이는 SEC의 비상장기업 공시규정을 회피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집해 사실상 주식 공모 효과를 노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964년 제정된 SEC의 비상장기업 공시규정에 따르면 주주가 500인 이상인 비상장 기업은 특정 금융정보를 공시해야 한다.주주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는 비상장 기업이 실적이나 영업상의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이 ‘500인 규정’을 우회적으로 회피하기 위해 골드만삭스가 SUV를 설립했다는 지적이다.

페이스북은 2008년 자사의 5개 주식 형태마다 주주 수가 499명에 미달한다고 SEC에 밝혔다.500인 규정은 외부의 벤처캐피털이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를 원하면서도 회사 내부의 재무 정보를 공개하기를 꺼리는 기업들에게 골칫거리가 돼왔다.SEC는 이번 규정 재검토 작업과 병행해 골드만삭스의 페이스북 투자에서 이용되는 SUV가 공시규정을 회피하기 위한 것인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앨런 매트킨스의 키스 비숍은 “상장사도 아니고 비상장사도 아닌 기업들이 더 큰 문제” 라며 “이들의 주식은 거래되고 있는데 상장사와 같은 공시규정은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