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체들이 프로야구 선수들의 이름과 초상권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NHN과 CJ인터넷은 5일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라이선스를 다른 경쟁업체들에 재판매한다고 밝혔다. 현역 선수에 대한 권리는 NHN이, 야구단과 구장에 관한 권리는 CJ인터넷이 각각 판매하게 됐다. 사실상 NHN 한게임과 CJ인터넷 두 곳이 프로야구 게임 라이선스를 나누면서 이를 둘러싼 게임업체 간의 분쟁이 종결된 셈이다.

이날 NHN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와 5년동안 현역 선수의 성명과 초상 등에 대한 퍼블리시티권을 체결, 이를 재판매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CJ인터넷 역시 지난해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계약을 통해 2012년까지 독점하고 있던 프로구단과 구장에 대한 라이선스를 앞으로는 타사에 판매할 예정이다.

앞으로 네오위즈게임즈나 엔트리브소프트 등 게임업체들은 CJ인터넷과 NHN과 계약을 맺어 서비스 중인 야구게임에 실제 프로야구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이번 라이선스 재판매 결정은 CJ인터넷이 '마구마구'를 서비스 중인 상태에서 NHN은 '슬러거2'와 '야구9단'을 준비하는 등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권리를 독점해 반쪽짜리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공유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마구마구의 경우 지난해 12월 31일로 선수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된 상태였으며, 야구9단은 현재 구단명 등을 사용한 채 비공개서비스(CBT)를 진행하고 있다.

두 대형업체의 이 같은 움직임에 게임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아직은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NHN과 CJ인터넷의 야구게임은 완전한 형태의 데이터를 반영해 서비스될 게 확실시 되지만, 다른 업체들의 게임은 '여전히' 미정이라는 지적이다.

야구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복잡하게 얽혔던 관계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환영받을 만 일이다"며 "그러나 협상 대상자가 바뀌었을 뿐 개별적으로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현재 온라인에서 야구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업체는 CJ인터넷(마구마구)과 네오위즈게임즈(슬러거), 엔트리브소프트(프로야구매니저), KTH(와인드업) 등이며 각 업체는 선수협, KBO, 일구회와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어왔다.

게임업체 다른 관계자는 "두 업체가 독점적 권리를 포기했다는 점에서는 파격적인 조치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실제 계약 테이블에서 어떤 조건이 어떤 식으로 나올지 정해진 바가 없기 때문에 실제 '상생'이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