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 최대 현안인 무상급식과 관련해 “서울시의회와 정치적 타협이 필요하다면 소득 하위 50%까지 올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 주장했다.

오 시장은 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정설명회에서 “무상급식에 관한 내 입장은 하위 30%까지 혜택을 점진적으로 늘려가자는 것”이라며 “(국가 경제력 측면에서) 여건이 되면 언제든 하면 좋지만 현 상황에선 무리한 정책이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작년 일본 선거에서 자녀양육수당을 내세운 정치인들이 당선됐지만 돈이 없어 반으로 삭감하고 결국 국채를 발행했다”며 “이런 일을 하면서 일본 성장동력이 많이 떨어졌는데 우리나라가 지금 그걸 따라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해온 야권을 겨냥,“이런 공약을 하면 표를 얻고 성공하지만 국채를 발행하면 누가 갚느냐.나중에 아이들이 갚는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울시 5·6급 공무원 7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설명회에서 오 시장은 “서울 도시경쟁력을 20위권 밖에서 10위권 안으로 끌어올린 것은 여러분이 흘린 피와 땀을 통해 이뤄낸 성과”이라며 “5위까지 간다면 서울이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오 시장은 “이런 이해가 부족한 시의회 때문에 지장을 받고 있지만 결국 진리가 이긴다”며 “그동안 (서울시가 이뤄낸) 성과가 있기 때문에 시의회가 끝까지 발목을 잡진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시의회가 올해 핵심 개발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과 관련해서도 “예산은 삭감됐지만 느긋하게 하면 된다”며 “우리에겐 4년이라는 시간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시의회가 지난달 30일 재의결한 ‘무상급식 조례’ 공포를 거부하고 대법원에 재의결 무효확인 소송을 내기로 했다.서울시는 시의회에서 재의결한 조례를 이송된 날로부터 5일 이내에 공포해야 하기 때문에 이 조례는 지난 4일로 공포 시한이 끝났다.

시의회 민주당 측은 내부 검토를 거쳐 이번주 말이나 다음주 초께 허광태 시의회 의장 명의로 직권 공포한다는 방침이다.

임현우 기자/이민희 인턴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