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1월4일 100포인트를 기준으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만 31년 만에 20배 이상 올랐다. 대우사태,외환위기,카드사태,금융위기 등 온갖 위기 속에 증시도 부침을 겪었지만 '지수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사실을 확인케 한 것이다.

지수는 1985년까지 횡보세를 이어가다 1986년부터 1차 도약기에 진입했다. 1986년 68% 오른 증시는 1987년 98%,1988년 70%로 상승세를 이어가다 1989년 4월1일(1007.77) 사상 처음 1000선을 돌파했다. 저달러 · 저유가 · 저금리의 '3저 효과'로 3년간 지속된 두 자릿수 경제성장이 전국적인 주식투자 붐을 몰고 왔다.

하지만 축제는 오래가지 않았다. 버블이 꺼지면서 1992년 8월21일 459.07선까지 3년반 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다. 원화 절상으로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1987년부터 촉발된 임금 상승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1994년 11월 1000선을 회복했지만 1997년 한보,기아 등 대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끝내 외환위기를 맞아 지수는 1998년 6월 227.37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바이코리아 펀드' 등 기관 매수세가 더해져 1999년 7월 역대 세 번째로 1000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대우사태에다 벤처거품이 꺼지면서 2000년 9월 500선 밑으로 무너졌다.

이후 증시는 적립식펀드 붐을 타고 2007년 10월엔 2000선도 돌파했다. 금융위기로 2008년 10월 1000선 밑으로 내려앉았지만 빠른 경기회복에 힘입어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에 이르렀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