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13개사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역대 두 번째였던 작년 1월과 같은 규모다. 작년 말 '산타 랠리'에 이어 연초 증시가 상승하는 '1월 랠리' 기대도 높아 공모시장이 활기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상반기 현대위아 세아특수강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잇달아 IPO에 나서며 삼성SDS,LG CNS,하이마트 등 우량 대기업들이 상장할지도 관심사다.

◆이달 공모 기업 수 역대 두 번째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공모를 계획 중인 기업은 중국고섬 일진머티리얼즈 등 유가증권시장 2곳,씨그널정보통신 다나와 등 코스닥시장 11곳 등 총 13개에 달한다. 월간 공모 기업이 가장 많았던 것은 코스피지수가 처음 2000선을 돌파했던 2007년 10월의 15개다. 공모 규모는 4906억~5343억원으로 작년 1월 실제 공모 규모 5157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오는 12~13일 일반 청약을 받는 중국고섬이 올해 공모시장의 스타트를 끊는다. 이 회사는 중국에 6개 화학섬유업체를 자회사로 거느린 지주회사로,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377억원,영업이익 716억원을 올렸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이미 상장돼 있어 거래소에는 증권예탁증권(DR)을 2차 상장하게 된다. 19~20일 공모하는 썬마트홀딩스도 싱가포르 상장사로,코스닥시장에 DR을 2차 상장한다. 현재 거래소 2차 상장 기업은 홍콩거래소에 이어 2007년 DR을 상장한 화풍집단이 유일하다.

LED(발광다이오드) 부품업체 일진머티리얼즈는 일진그룹 계열사로는 다섯 번째로 IPO에 나선다. 작년 상반기 매출은 1466억원,순이익은 219억원이다. 그러나 1월 중 공모를 추진했던 스크린골프 장비업체 골프존은 거래소가 상장심사를 연기,이르면 3월께 상장 작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계열사 상장 잇달아

올해는 대기업 계열사들의 상장이 꼬리를 물어 공모주 열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과 실적 개선을 토대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이는 풍부한 시중 유동성의 증시 유입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코스피지수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 자금 조달이라는 IPO의 본래 기능도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거래소 상장 예심을 통과한 대기업 계열사로는 현대차그룹의 현대위아(2월 공모 예정),세아그룹 세아특수강(4월) 등이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올해 추가로 삼성그룹의 삼성SDS · 삼성석유화학,LG그룹의 LG CNS · 서브원 · 실트론,포스코그룹의 포스코건설,유진그룹의 하이마트 등이 IPO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호 신한금융투자 ECM부 팀장은 "대기업 계열사 IPO 후보들이 늘어 대기업 대상 영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소기업도 준비 중인 곳이 많아 일손이 부족할 정도"라고 전했다.

작년 10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IPO의 주역이었던 생보사 상장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말 상장을 계획 중이다. 미래에셋생명 장외주가(피스탁 기준)는 작년 초 상장 기대로 1만6000원대까지 올랐다 연말엔 1만2000원대로 내렸다. 녹십자생명과 KDB생명(옛 금호생명)도 올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교보생명은 아직 상장이 내부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굵직한 IPO 기업으론 인천공항공사 정책금융공사가 지분 30.2%를 보유한 항공우주산업이 있다.

관건은 증시 상황과 공모가 수준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IPO시장은 시황과 공모가 수준에 크게 좌우된다"며 "돌발 악재로 증시가 위축되거나 공모가 부풀리기 논란이 불거진다면 상장을 미루는 기업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현우/김다운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