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면서 펀드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의 계산법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미 펀드를 여러개 가지고 있는 투자자라면 환매를 놓고 고심을 거듭할 수 있고, 새롭게 펀드에 진입하려는 투자자라면 시점을 저울질하는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펀드 전문가들은 환매를 하더라도 엣지있게 해야하고, 내년 증시 전망을 밝게 본다면 조정시 매수 관점을 유지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환매도 '엣지' 있게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강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환매에 가담하고 있는 자금들은 2007년 고점 대비 원금을 회복한 자금이라기 보다는 2010년초 코스피지수 1700선대에 진입해 수익을 낸 자금들로 보고 있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펀드투자자들의 경우 수익률 15%대에서 가장 큰 환매욕구를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면서 "따라서 2010년 초에 들어와 20%대 안팎의 수익률을 거둔 펀드투자자들이 환매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펀드환매의 강도가 거세지지는 않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과거에도 지수가 전고점을 넘어서는 시기에 일시적으로 환매 규모가 확대됐다가 다시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2010년 코스피지수가 1900선에 진입했을 때 일시적으로 4000억원대 환매가 나타났고, 같은 해 9월 1800선을 넘어설 당시에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5342억원이 하룻만에 유출됐지만 점차 규모가 축소됐다는 것.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존 펀드투자자의 경우 지수대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증시 전망이 밝은 상황인 만큼 일시에 환매하기보다는 분할 매도하면서 시장 추이를 지켜보는 대응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성장형 펀드 노려라"

새롭게 펀드 투자를 고민한다면 성장형 스타일 펀드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2011년 국내 주식시장은 경기모멘텀 회복과 함께 높아진 이익수준의 안정성, 한국증시의 저평가 인식 등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가는 상승 추세가 전망되고 있다.

국가간 투자매력도와 해외 주식형 펀드 세제 혜택 축소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주식형 펀드에 우선적인 관심이 필요할 때라는 얘기다.

특히 주식시장의 상승 국면에서 초과 성과가 기대되는 국내 성장형 펀드가 가장 유망하고,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펀드와 원자재펀드, 해외채권형 등 자신의 투자성향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필요도 있다는 의견이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 애널리스트는 "국내증시가 상승부담과 리스크요인 부각으로 단기 조정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중장기 상승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펀드투자 역시 조정시 매수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 지속과 중국의 긴축, 미국 은행의 차입스캔들 발표 등 리스크 검증시기가 도래한 가운데 상승랠리 이후 차익실현 증가에 따른 단기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부의 상반기 예산 조기집행과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고, 미국 감세안 연장과 풍부한 유동성으로 코스피지수의 중장기 상승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자문형 랩어카운트와 외국인, 연기금이 당분간 매수주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업종대표주와 수출주, 대형주 쏠림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며 "따라서 성장스타일 그룹주펀드와 인덱스펀드가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고, 실적호조와 인수·합병(M&A) 모멘텀이 부각되는 금융주섹터펀드에도 관심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동차 IT 소재 조선 분야의 대기업 성장 혜택이 중소형주로 확산되면서 수익률 격차를 줄이는 시도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중형주 펀드도 눈여볼 것을 권하고 있다.

해외 펀드는 신흥국·원자재 펀드가 유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에도 경제성장률에서 선진국 대비 신흥국의 우위 지속과 신흥국으로의 자금이동이 가속화 전망인 만큼 중국 등 신흥국 주식 펀드가 전문가들은 유망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 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잠재성장력이 높은 중국 펀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2010년의 경우 긴축 우려 등으로 중국 펀드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오히려 이것이 중국시장의 저평가 매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의 수요성장과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에 인플레이션 헷지 기능까지 갖춘 원자재섹터 펀드도 2011년 놓치지 말아야 할 투자기회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