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 · 달러 환율은 한국 경제의 비교적 높은 성장세와 경상수지 흑자 등 견고한 펀더멘털(기초 여건) 속에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대체로 원 · 달러 환율이 올해 중 1000원대로 내려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원 · 달러 평균 환율을 1080원으로 전망했다. 1150원대 후반이던 지난해 평균보다 80원가량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환율이 1분기 중 1100원 선을 하향 돌파,상반기 평균 환율이 1090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소는 환율 하락세가 지속돼 하반기 평균 환율은 1070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평균 환율을 1090원으로 제시했다. LG경제연구원은 상반기 평균 1110원,하반기 평균 1070원을 예상했다.

외국 투자은행들의 전망도 비슷하다. JP모건체이스는 상반기까지는 환율이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큰 폭으로 하락,3분기 말에는 109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환율이 1분기까지는 1100원을 웃돌다 2분기부터 1000원대로 하락,연말에는 103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1040원,모건스탠리는 1050원을 연말 환율 예상치로 내놓았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통화의 동반 절상(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중국은 지난해 6월 위안화 환율의 유연성을 높이겠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3%가량 절상했지만 미국은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더 큰 폭의 위안화 절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큰 흐름에서는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환율을 상승세로 돌려세울 만한 변수가 많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부각되거나 중국이 긴축정책을 강화하면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환율이 오를 수 있다. 북한의 도발 위협 등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진 점도 일방적인 환율 하락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