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내달 5일 대상자 통보에 노조 전면전 불사

한진중공업 노사가 구조조정안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사측이 다음달 5일 구조조정 대상자 명단 통보를 예고하면서 노조가 반발,마찰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진중공업은 28일 “희망퇴직 신청 시한을 당초 24일에서 31일까지로 일주일 연장했다”며 “31일까지도 희망퇴직 신청자가 400명에 못미칠 경우 다음달 5일 부산노동청에 정리해고 계획신고서를 제출하고 대상자에게도 해고 예고통보하겠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5일 생산직 직원 400명을 희망퇴직 형태로 정리해고하겠다는 계획서를 노조에 보내고,24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받았으나 신청자가 26명에 그쳤다.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가 2년째 신규수주를 못해 특수선을 제외하고는 내년 5월이면 그동안 확보했던 일감이 동이 난다”며 “회사와 근로자, 협력업체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이상 정리해고를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사측은 “회사를 살리고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해 지금까지 3000억원대 자산매각과 행정기술직 성과급 및 임원 급여 반납,시간외 근로 최소화, 순환휴업 실시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으나 수주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한진중공업 이재용 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박가격이 폭락해 현재 18만t급 벌크선 시장가격은 5500만~6000만달러 수준인데 영도조선소의 건조비용은 6500만~7000만달러로 수주를 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수주활동을 벌이지 않는다면 더 이상 영도조선소는 생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진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정리해고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지난 2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으며,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노조는 “사측이 올 초 총파업 당시 구조조정 중단과 수주경쟁력 확보에 합의를 해놓고도 다시 정리해고를 요구하고 있다”며 “조선불황을 핑계로 적극적인 수주에 나서지 않은 채 정리해고만 고집하는 것은 영도조선소를 폐쇄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월 희망퇴직을 통해 410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했으나 관리직 직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생산직 직원은 50여명에 그쳤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