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의 재원이 되는 휴면예금관리재단에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상당수 제2금융권 회사가 출연을 하지 않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 보험사 등은 휴면예금관리재단에 출연하고 있지만 대부분 2금융권은 출연을 하지 않고 있다.

휴면예금관리재단의 설립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재단에 자금을 출연할 금융권은 은행과 보험사 외에도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협 종금사 농협 수협 우체국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법적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출연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휴면예금이란 5년 동안 단 한차례의 거래도 없는 예금을 말한다.

저축은행권은 104개 저축은행 중 50여곳이 여전히 휴면예금 출연을 거부하고 있다. 저축은행권 휴면예금 조회시스템도 구축되지 않은 상태다. 솔로몬 토마토 제일 HK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들만 사회공헌차원에서 휴면예금을 자발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신협,지역 농협,지역 수협 등 상호금융회사들도 휴면예금 출연을 하지 않고 내부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휴면예금을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하지 않은 상태다. 신협을 비롯해 지역 농협,지역 수협의 경우 내부적으로 휴면예금 통계조차 집계하지 않고 있다. 다만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가 휴면예금을 지역 희망금융 대출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고,내년 휴면예금 조회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종금사 역시 출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체국의 경우 법상 보험금만 출연하고 있다.

대부분 2금융권이 휴면예금관리재단에 출연하지 않는 것은 장기적으로 미소금융 재원 고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휴면예금은 무보증 · 무담보로 서민들의 창업이나 자활자금으로 지원되는 미소금융 재원으로 전액 활용된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향후 10년간 휴면예금 5000억원과 은행 출연금 5000억원,현대차 삼성 LG SK 포스코 롯데 등 대기업 기부금 1조원으로 총 2조원의 미소금융 재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소금융 수요가 많아 예상보다 빨리 고갈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매년 초에 1금융권과 2금융권에 출연 협약 요청을 하고 있지만 대다수 2금융권은 거절하고 있다.

윤재경 미소금융중앙재단 팀장은 "미국은 법적으로 휴면예금 출연이 의무화돼 있다"며 "휴면예금에 대해선 공공재라고 보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어 금융회사의 자발적 출연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