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로운 유형의 자전거를 만들었습니다. "

애플의 최고 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1980년대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매킨토시'를 내놓으면서 한 광고 문구다. 자전거 발명으로 이동 혁명이 일어났듯이 매킨토시가 인간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높일 도구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산업용 컴퓨터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잡스는 개인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었다. 그는 같은 방법으로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등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기존 제품에 아이디어를 보태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내놓는 전략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중에서도 '스티브 잡스식' 제품 개발로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들이 있다.

해피콜은 냄비,프라이팬 뚜껑에 내부 압력에 따라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구멍을 설계했다. 기존 제품의 뚜껑에는 지름 4㎜ 정도의 작은 구멍만 있어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음식이 넘치기 일쑤였다. 해피콜 제품은 압력이 낮을 땐 밀폐돼 음식의 맛과 향을 지켜주고 압력이 올라가면 구멍이 열려 음식이 잘 넘치지 않는다. 이 기술로 특허도 획득했다. 이 회사는 냄비와 프라이팬만으로 연간 1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부강샘스는 침구류 청소기 '레이캅'으로 3년 만에 연 매출 150억원을 달성했다. 일반 청소기의 흡입 기능에 이불을 터는 진동 펀치,자외선 살균 기능 등을 추가한 이 제품은 아토피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는 지식경제부로부터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파세코는 비데 노즐에 원적외선 살균기를 달았다. 노즐 주위에 노폐물이 묻어도 사용자가 청소할 필요가 없다. 또 변기 내에 불쾌한 냄새를 강제로 흡입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이 제품은 올초 출시돼 현재까지 12억원이 넘는 판매액을 올렸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