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에게 인기가 높은 레이크사이드CC(54홀 · 경기 용인)가 다시 매물로 나왔다. 레이크사이드CC 측이 국방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퍼블릭코스 18홀을 팔겠다"고 제안함으로써 매각 협상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골프장업계에서는 '빅 딜'이 성사될지 지켜보고 있다.

◆왜 레이크사이드CC인가

레이크사이드CC는 우리투자증권 사모펀드 마르스2호가 4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52.5%는 윤대일 대표를 포함해 창업자 일가 3명이 갖고 있다. 마르스2호의 만기가 내년 2월로 다가오고,창업자 일가 대주주 3명 사이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골프장 매각 문제가 떠올랐다. 때마침 LH는 위례신도시 개발로 없어지는 국방부 소유의 남성대 군(軍) 골프장 대체지를 물색 중이었고,지리적으로 가깝고 퍼블릭 36홀이 끼여 있는 레이크사이드CC를 후보로 점찍었다. 2개월 전 LH는 레이크사이드CC 퍼블릭 36홀 전체를 매입할 의향을 보였으나 금액차가 커 무산됐다. 그러던 차에 최근 레이크사이드CC 측이 국방부에 "18홀만 팔겠다"고 수정 제의함으로써 매각 협상이 진행 중임이 알려졌다. 국방부 · LH와 레이크사이드CC 측의 퍼블릭 18홀 매각 협상은 접촉단계다. 남성대 대체골프장 결정 시한인 오는 31일 안에 협상이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서울 · 성남 · 하남을 끼고 있는 위례신도시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착공될 예정이다. 물론 남성대골프장 문제가 해결돼야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다. 국방부 측은 협상이 여의치 않을 땐 가격이 적정하고 접근성도 괜찮은 다른 퍼블릭 골프장(18~27홀 규모) 인수를 대안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성사 가능성은 낮아

골프장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상호 제시하는 금액차가 크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매각 금액을 3500억~4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는 반면,국방부와 LH 측은 최대 2000억원을 제시하고 있다. 레이크사이드CC의 네 대주주가 골프장 매각 원칙에는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방부가 제시하는 가격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시중에서 흘러나오는 흥정가가 아니라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거래금액이 정해져야 할 것"이라며 "퍼블릭 18홀 감정가액은 2000억원 이상 나오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회원제인 서코스(18홀) 회원들의 반발,클럽하우스 신축 문제 등도 걸림돌이다. 민간인 골프장에 군인들이 드나들면 회원권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골프장이 들어선 지역이 상수원특별대책 구역이어서 매각 후 18홀 전용 클럽하우스를 따로 짓기 힘들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국민정서도 무시할 수 없다. 북한 리스크로 국민들이 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몇 천억원을 들여 소수 장성들을 위한 골프장을 수도권에 마련해야 하느냐'는 비난여론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와 LH는 레이크사이드CC와 협상하기 전 경기 안성 · 여주 · 포천 지역 퍼블릭골프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너무 멀다' '레이아웃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유야무야됐다. 골프장업계 관계자는 "남성대골프장과 붙어 있던 군부대는 경기 이천으로 옮기는데 골프장은 왜 서울근교가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서울에서 1시간 거리인 여주 · 이천 · 안성 · 포천이나 충북 진천 · 음성 · 충주 쪽에 있는 퍼블릭골프장을 사면 되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