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 23일 출근 시간.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타워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졌다. 이어 가수 성시경도 울고 갈만큼 감미로운 목소리가 이어진다. "크리스마스에는 아름다운 기적을 기대해도 좋겠죠.기적을 꿈꾸는 당신을 위해 오늘은 제가 기꺼이 여러분의 산타가 되어 드립니다. 여러분의 소원과 신청곡을 보내주세요. "

OBM(olympus broadcasting members)은 올 4월 올림푸스한국의 직원 23명이 모여 만든 방송 동아리다. 매일 오전 8시10분부터 20분간 달콤한 음악과 사연을 선사한다. 처음에는 회사 직원만을 대상으로 시작했지만 반응이 좋아 지금은 올림푸스타워에 입주해 있는 다른 기업 식구들에게까지 음악을 전하고 있다.

출근 시간마다 흘러 나오는 음악은 동호회 멤버들이 직접 고른다. 장르별로 대본을 직접 쓰고,돌아가며 일일 DJ가 된다. 수백 명 직원들의 각기 다른 음악적 취향을 고려해 요일별 장르를 세분화했다. 월요일은 월드뮤직 및 뉴에이지,화요일은 팝과 가요,목요일은 클래식과 재즈,금요일은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과 뮤지컬로 구성된다. 사내 음악방송이지만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도 초빙했다. 이에 수요일은 '홍승찬의 클래식'으로 꾸며진다.

동호회원들은 매일 아침 다른 직원보다 일찍 출근해야 하는 DJ를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을 정도로 애착을 갖고 방송을 해오다 보니 어느새 다들 음악 박사가 됐다.

작은 감동.동호회가 결성된 이유이자 올림푸스가 추구하는 '배나감사'(배려,나눔,감사,사랑) 문화의 시작이다. 작은 감동이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올림푸스한국의 철학은 동호회 활동에도 담겨 있다. "얼마 전 엄마가 된 직원을 위해 축하 메시지와 함께 마음이 평온해지는 'G선상의 아리아'를 틀어준 적이 있었는데,고맙다는 편지를 받았을 때 저 역시 감동받았어요. "(신민정 구매팀 사원)

이처럼 배나감사 문화는 직원들 스스로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코드를 추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의미에서 OBM은 음악을 통해 직원들의 감성을 이끌어 내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OBM 멤버들은 매일 진행되는 스케줄로 최소 1주일에 한 번은 만나다 보니 동료 이상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음악'이 주는 청량감을 선사해 주고,평소 시간을 내기 어려운 동료들에게 '음악'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느라 멤버들은 동호회 활동에 푹 빠져 있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생기게 마련."매주 목요일 방송 진행을 하다 보니 사장님과의 회의에서 제 소속 부서가 아닌 '목요일 진행을 맡은'이라고 인사를 한 적이 있어 다들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어요. "(오수영 의료마케팅팀 사원)

영상영업팀 이영진 대리 · OBM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