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금융위기로 잊혀졌던 해외 리츠(REITs) 펀드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국의 경기가 오름세를 타면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면서 리츠펀드의 수익률도 함께 개선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 들어 부진했던 일본 리츠펀드가 하반기 이후 반전에 성공,수익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엔 아시아 신흥 국가보다 일본 미국 등 선진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리츠펀드 올 들어 25% 수익

해외 리츠 펀드는 대개 세계 각국 거래소에 상장된 부동산 투자회사에 분산 투자한다. 상업용 부동산 등을 사들인 뒤 배당수익을 주거나 매매차익을 내면 수익을 돌려준다. 국내에 출시된 해외 리츠펀드는 대부분 해외에 설정된 리츠펀드에 다시 투자하는 재간접 형태를 띠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리츠펀드는 선진국에 분산투자하는 글로벌리츠,아시아와 호주에 투자하는 아태리츠,일본에 투자하는 일본리츠 등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리츠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각국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자 수익률이 반토막 났다. 아직도 선진국의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든 것은 아니지만 최근 풍부한 유동성이 선진국의 상업용 부동산으로 흘러들면서 리츠펀드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다. 윤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리츠는 내재가치 대비 가격 수준이 낮고 저금리 상황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익 모멘텀도 좋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리츠 간에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면서 우량 리츠만 살아남았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일본리츠펀드가 올 들어 25.72%(23일 기준)의 수익률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18.71%)을 앞서는 성과다. 아태리츠와 글로벌리츠펀드도 올 들어 각각 13.76%,8.33%의 수익을 거뒀다. 개별펀드로는 '현대와이즈J-리츠 1자A'(32.40%) '삼성J-리츠부동산 1A'(26.96%) 등이 20~30%대 고수익을 거뒀다.

◆글로벌 · 일본리츠 유망

전문가들은 내년 글로벌리츠와 일본리츠가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부동산 가격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홍콩이나 금리인상 우려가 큰 호주 등 아태지역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시차를 두고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일본 은행은 직접적으로 지난달 신용등급 'AA' 이상 리츠에 500억엔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며 "선진국 리츠는 정책적 지원이 집중되는 데다 경기 회복 가능성도 높아 수익률 향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리츠펀드도 각국 경기나 정책 지원 여부에 따라 좌우되는 위험자산인 만큼 이를 충분히 감안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 특정 국가의 리츠보다는 다수 국가에 분산 투자하는 리츠펀드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윤 연구원은 "리츠는 증시에 상장되는 만큼 부동산과 증시 전망이 모두 긍정적이어야 한다"며 "주식과 채권의 중간 정도 위험성을 가진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