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시설 공단 "나주역 경유 가장 타당"
전남도.무안군 반발..나주는 환영

호남 고속철도 광주 송정~목포(임성리) 구간 노선 결정을 위한 한국철도시설공단의 평가에서 나주역 경유 노선이 1순위에 선정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한국철도시설공단의 `호남고속철도 광주 송정∼목포(임성리) 구간 노선선정 타당성 조사 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 호남고속철도 4개 대안 노선 중 `나주역을 경유하고 함평에서 무안공항으로 지선으로 연결되는 노선'이 1순위로 선정됐다.

교통·사업성·정책·환경 등 4개 부문에 대한 3차례 평가에서 나주역 경유 노선이 다른 3개의 대안 노선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고속철도 4개 대안 노선은 ▲1안 애초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에 반영, 고시된 노선(48.6㎞·2조 3천200억원·평균속도 242㎞/h, 최고속도 300㎞/h) ▲2안 나주역을 경유하는 노선(50.9㎞·2조 100억원·평균속도 214㎞/h·최고속도 300㎞/h) ▲3안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노선(64.9㎞·3조 1천400억 원·평균속도 243㎞/h·최고속도 300㎞/h) ▲4안 나주역을 경유하고 함평에서 무안공항으로 지선으로 연결되는 노선(76.1㎞·9천700억 원·평균속도 188㎞/h·최고속도 230㎞/h) 등이다.

1순위로 선정된 4안은 고속철을 신설하지 않고 기존 선로(59.5㎞)를 개량해 활용하고 함평에서 무안공항까지 별도 노선을 만들어 KTX를 직결하는 방안이다.

이 노선이 최종 확정되면 기존 노선을 사용할 수 있어 건설비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이번 결과는 내년 1월 발표될 최종 확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평가에 대해 나주 지역 정치인과 주민들은 반기는 분위기지만 무안공항을 활용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주장해 온 전남도와 무안 지역 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향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전남도는 나주역을 경유하는 안은 노선을 신설하는 다른 안에 비해 총연장이 최소 11.2㎞, 많게는 27.5㎞가 늘어나게 되고, 소요시간도 3분에서 6분이 더 걸리며 속도도 50여㎞나 줄어 고속철도 도입이라는 애초 취지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전남도는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J프로젝트) 및 무안기업도시 개발 등으로 인한 교통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무안공항 활성화를 내세워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고속철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전남도는 호남고속철도 노선 결정은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되고 정책적인 판단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노선이 확정된 것이 아니며 이번 결과 역시 최적의 안을 찾는 자료로 쓰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면서 "설득할 것은 설득해서 현명한 정책 결정이 내려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남도의회는 지난 17일 호남고속철의 광주-목포 구간이 나주역과 무안공항을 모두 경유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무안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