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춘천을 60분대에 갈 수 있는 복선전철이 21일 본격 운행됨에 따라 강원도 춘천 일대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춘천고속도로로 서울과 더욱 가까워진 춘천에 전철까지 들어감으로써 춘천은 강원도라기보다 수도권에 가깝다는 평가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본부장은 "2005년 경부선 서울~천안전철 개통으로 천안까지 한 시간대에 갈 수 있게 되자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골프장,콘도 등 레저시설이 중장기적으로 특수를 맞았다"며 "경춘라인에서도 천안처럼 전철효과가 재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춘선 개통…수도권지역서 몰려

경춘선 운행 첫날인 이날 남춘천역 주변과 명동 닭갈비골목에는 평일에도 노인층을 위주로 많은 관광객이 찾아 인산인해를 이뤘다.

춘천 닭갈비 남춘천점 조명애 사장은 "고속도로 개통보다 전철을 이용해 가족이나 연인끼리 춘천을 찾은 관광객이 오늘 하루에도 늘었다"고 활짝 웃었다. 상봉역에서 만난 김철중씨(56)는 "쾌적한 전철을 타고 춘천에 가게 될 줄은 몰랐다"며 "막국수를 먹을 겸해서 놀러간다"고 말했다. 김연화씨(48 · 여)는 "조금 늦었지만 전철이 닿는 역 주변에 적당한 카페 터가 없는지 발품 팔러간다"며 "춘천 일대가 장기적으론 적절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역상권 전문가들은 경춘선 효과는 작년 경춘고속도로 개통 이후 나타난 변화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7월 경춘고속도로 개통 이후 춘천으로 3000명이 순유입됐다. 관광객도 700만명으로 이전보다 1.4배가량 증가했고 관광지 일대 닭갈비와 막국수 등 음식점 매출도 50%가량 뛰었다.

◆아파트 가격 상승,골프장 9곳 개발

최근 개통을 앞두고 남양주 등 수도권 지역 아파트에 실수요자들이 몰리는 등 특수를 맞았다. 경기 남양주시 별내지구 우미린(일반분양 396가구) 분양관계자는 "방문자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늘어 15명 정도가 지난 주말에 아파트를 계약했다"며 "춘천으로 출퇴근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

노후 · 불량주택이 밀집돼 전통적 낙후지역으로 꼽혔던 중랑구 상봉 · 망우동 임대시장도 술렁였다. 상봉역과 망우로 일대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곳의 1층 상가건물의 경우 3.3㎡당 35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목 좋은 코너 상가는 3.3㎡당 5000만원에도 매물을 찾기 힘들다. 춘천 지역 아파트 값도 오름세다. 춘천 퇴계동 뜨란채 아파트는 전용면적 85㎡가 1500만원 정도 상승해 2억1500만원대에 팔렸다.

레저 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젊은이들의 단체수련(MT) 명소인 강촌 · 중도 등 관광지 인근인 춘천 동산면 조양리(무릉도원),서면 신매리(위도),동산면 군자리(신앤박),신동면 혈동리(한원) 등 4곳에 모두 3400여실의 대규모 숙박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골프장 9곳도 건설 중이다.

◆의료 · 문화소비 쏠림현상 불가피

춘천 도심 중심상권이 침체되는 '서울 빨대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춘천시내 K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경춘고속도로 개통 이후 서울로 통학하는 학생이 늘어나 대학가 상가가 침체되는 현상이 재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의류업계,문화예술계,학원계도 긴장하고 있다. 최근 춘천시가 복선전철 개통에 따른 여론조사를 한 결과 지역상권 위축(33.4%),대학가 원룸 임대사업 위축(22.1%),난개발과 교통혼잡(17.1%),내집마련 어려움(15.9%)을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춘천=김동민/김재후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