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의 속도를 비웃다. '

팬택이 세계 최초로 DDR2 메모리를 탑재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스마트폰 '베가엑스'를 발표하며 내세운 문구다. 팬택은 베가엑스가 스마트폰의 '지존'이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회사는 내년 국내외 시장에서 2000만대 안팎의 휴대폰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가장 빠른 스마트폰 '베가엑스'

팬택은 이번 주 안으로 KTLG유플러스를 통해 베가엑스를 출시한다고 21일 발표했다. 베가엑스는 기존 스마트폰용 메모리에 비해 약 1.5배 빠른 DDR2 메모리를 채택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도로에 비유하면 기존 메모리는 2차선,DDR2 메모리는 4차선을 통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격이다. 임성재 팬택 마케팅본부장(전무)은 "이전의 스마트폰이 시골 국도를 달렸다면 베가엑스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페라리"라고 강조했다.

베가엑스는 퀄컴의 2세대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탑재해 3차원(3D) 그래픽 처리 속도를 2배가량 높인 것이 강점이다. 전력 효율도 기존에 비해 2~3배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4인치 화면을 탑재했으며 본체의 가로 폭을 줄여 손에 쥐는 느낌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국내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무선주파수(RF) 안테나를 기본으로 내장해 모바일뱅킹,교통카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잠금화면 상태에서도 부재 중 걸려온 전화,문자 등을 확인할 수 있게끔 설계했다. 친구들과 주고받은 전화,문자,이메일뿐만 아니라 트위터 미투데이 등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나눈 대화도 한곳에서 볼 수 있다. 출고가는 90만원대며,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색상은 화이트 블랙 시크릿핑크 골드브라운 등으로 차별화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팬택이 지금까지 내놓은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급형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서만 25종 휴대폰 출시

팬택은 내년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 10여종을 비롯해 총 25종의 휴대폰을 내놔 1500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은 600만대 정도 차지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팬택이 강세를 보여왔던 한국과 미국,일본뿐만 아니라 중국과 중남미 지역도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선 10여종의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스마트폰 판매량 목표는 300만대 이상으로 잡았다. 내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1200만대 수준으로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25%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내년 6~7월께는 신개념 '태블릿폰'도 출시하기로 했다. 화면 크기를 키우고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한 디지털기기로,태블릿PC와 스마트폰의 수요를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이준우 팬택 기술전략본부장(부사장)은 "기존의 태블릿PC와 달리 휴대성을 크게 강화한 제품이 나올 것"이라며 "속도도 대폭 높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