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油價 배럴당 120弗 전망…美 경제회복 발목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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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ㆍETF 투기자금 몰려
"油價 배럴당 15달러 오르면 美 성장률 0.5% 하락" 분석도
"油價 배럴당 15달러 오르면 美 성장률 0.5% 하락" 분석도
국제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CNBC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내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8~12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88.81달러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35%가량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 등은 내년 평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유가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 경제의 회복 기대감 확산과 함께 중국 등 신흥 국가의 수요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넘쳐나면서 뭉칫돈이 상품 시장에 유입된 점도 최근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헤지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가 원유 선물 계약에 투자하면서 국제 유가가 올랐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7일 현재 유가가 오를 것이라고 보고 투자한 규모가 유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보다 물량면에서 2억2300만배럴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유가가 22%가량 상승한 것도 이 같은 자금 유입과 무관치 않다.
또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데다 통화당국의 양적완화 조치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달러가치 하락 압력이 불가피하다. 이 밖에 주요 산유국의 정치 불안정도 국제 석유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은 앞으로 12개월 내 지정학적 긴장이 유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제 유가 급등은 미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져 회복 조짐을 보이는 미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2008년 7월 유가가 배럴당 147달러까지 치솟았을 때도 민간 소비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탄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달러 오르면 미국 경제성장률을 0.5%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이는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국채 매입 효과보다 큰 것이다. 유가 상승으로 지난 10월 미국 가정의 에너지 지출 비중은 작년 봄 4.8% 수준에서 5.5%로 증가했다. 제임스 해밀턴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에너지 지출 비중이 6%를 넘으면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조만간 그런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세계 석유 비축량이 많고 산유국들의 생산 여력이 아직 충분한 점에 비춰볼 때 유가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반박도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세계 석유 비축량은 20일 정도 소비할 수 있는 규모다. 2년 전에는 이 규모가 14일분 정도였다. 또 원유가격이 오르면 상품 시장에서 뭉칫돈이 빠져나와 유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20일 CNBC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내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8~12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88.81달러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35%가량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 등은 내년 평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유가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 경제의 회복 기대감 확산과 함께 중국 등 신흥 국가의 수요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넘쳐나면서 뭉칫돈이 상품 시장에 유입된 점도 최근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헤지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가 원유 선물 계약에 투자하면서 국제 유가가 올랐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7일 현재 유가가 오를 것이라고 보고 투자한 규모가 유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보다 물량면에서 2억2300만배럴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유가가 22%가량 상승한 것도 이 같은 자금 유입과 무관치 않다.
또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데다 통화당국의 양적완화 조치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달러가치 하락 압력이 불가피하다. 이 밖에 주요 산유국의 정치 불안정도 국제 석유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은 앞으로 12개월 내 지정학적 긴장이 유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제 유가 급등은 미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져 회복 조짐을 보이는 미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2008년 7월 유가가 배럴당 147달러까지 치솟았을 때도 민간 소비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탄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달러 오르면 미국 경제성장률을 0.5%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이는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국채 매입 효과보다 큰 것이다. 유가 상승으로 지난 10월 미국 가정의 에너지 지출 비중은 작년 봄 4.8% 수준에서 5.5%로 증가했다. 제임스 해밀턴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에너지 지출 비중이 6%를 넘으면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조만간 그런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세계 석유 비축량이 많고 산유국들의 생산 여력이 아직 충분한 점에 비춰볼 때 유가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반박도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세계 석유 비축량은 20일 정도 소비할 수 있는 규모다. 2년 전에는 이 규모가 14일분 정도였다. 또 원유가격이 오르면 상품 시장에서 뭉칫돈이 빠져나와 유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