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K5는 쏘나타로 대변되던 국내 중형차 시장의 경쟁구도를 바꿔놓은 차다. K5는 출고 전 사전 계약물량만 6000여대에 이르는 등 출발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6월과 7월엔 두 달 연속 판매량이 1만대를 넘었다. 비록 6~8월 석 달간이긴 하지만 '국민차'라는 명성을 얻을 만큼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쏘나타까지 제압했다. 차가 나온 지 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물량이 부족해 2~3개월 기다려야 차를 인도 받을 수 있다.

K5는 2005년 11월 출시된 중형 세단 로체 이후 4년5개월 만에 선보인 풀 체인지 모델이다. 프로젝트명 TF로 개발에 착수,4년간의 연구 · 개발(R&D) 기간 중 총 4000억원을 투입해 완성했다. 차이름 'K'는 다양한 의미를 띠고 있다. 기아차(KIA)와 대한민국(KOREA),'강함 · 지배 · 통치'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Kratos',다이나믹한 역동성을 뜻하는 영어 'Kinetic' 등의 첫 알파벳이 'K'라는 점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숫자 '5'는 중형차급을 의미한다.

K5에는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한 세타Ⅱ 2.4 GDI 엔진이 탑재된다. 실린더 내로 연료를 직접 분사하는 방식으로 연비와 성능을 끌어올렸다. 2.4 모델의 동력 성능은 최고출력 201마력,최대토크 25.5 ㎏ · m로 동급 최대 수준이다. 연비도 ℓ당 13.0㎞에 달한다. 변속 효율성을 높여주는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 것도 이 차의 특징으로 꼽힌다.

소비자들이 K5에 열광하는 또 다른 이유는 디자인이다. 절제된 강한 힘이 느껴지는 앞모습,속도감이 느껴지면서도 고급스러움이 녹아 있는 옆모습,세련되고 안정적인 뒷모습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5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iF 디자인상'을 받기도 했다.

안전성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운전석,동승석 등에 총 6개의 에어백이 달려 있다. 차세대 VDC(차체자세제어장치)를 장착,위기 상황 발생시 차체의 방향을 바로잡는다. 바이오케어 온열시트,온열 운전대,고휘도 전조등,급제동 경보시스템,정속 주행장치 등도 K5의 가치를 높이는 첨단 기능으로 꼽히고 있다.

기아차는 K5가 내년 해외 시장 개척의 '선봉'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10일부터 K5 광고를 미국 극장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딜러들이 K5 판매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